비싼 집 벽에 걸린 멋스러운 그림을 보더라도
그 그림을 보며 감탄하는 것이 아닌
뒤편에 무엇이 있길래 그림으로 가려놓았는지 의문을 가지는 자들이 있다.
혹시 그림의 가치보다도 더 커다란 것을 위해
그림을 걸어놓은 것은 아닌지 물음표를 표시하는 자들 말이다.
그들은 다른 이들이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 따르지 않는다.
물론 다른 이들과 그들과의 가치가 부합할 때도 있으나
대부분은 그러지 않다.
그것은 일종의 강박증과 같다.
그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안다.
아주 일부는 남들과 같을지라도.
그러나 그렇기에 그들은 남들과의 공통점을 외울 정도로 되뇌인다.
남들이 그들에게 우리의 사이에는 이런 크나큰 차이점이 있다고 말해도,
그들이 남들에게 우리의 사이에는 이런 커다랗고도 거대한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문을 열라고 하면 남들은 문을 열지 않는다.
남들이 문을 열라고 하면 그들은 흔쾌히 문을 연다.
그들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남들이 얇게도 저며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이 비가 내리니 비를 피할 공간을 제공해달라고 하면
남들은 인상을 구기며 여분의 자리가 없음을 밝힌다.
물론 어서 꺼지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남들이 비가 내리니 비를 피할 공간을 제공해달라고 하면
그들은 환하게 웃으며 어서 들어오라고 말한다.
마음속 깊이 환영한다는 생각을 드러내며.
물론 역시 그들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남들이 평소 자기의 미래를 어떻게 꾸며왔든 그들의 마음대로 되는 것이다.
그들과 남들은 너무나 커다랗게 다르다.
그들은 그것에 대해 자부심을 품음과 동시에 남들을 먹잇감으로 보고
남들은 그것에 대해 아는 순간 그들을 두려워한다.
사자 같은 냉혹한 포식자를 바라보는 영양 같은 피식자처럼 말이다.
그들과 남들은 그렇게나 거대하게 다르기에
그들과 남들은 결코 같은 위치에서 같은 시선으로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