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태양은 황금빛 노을을 남기고
달에게 자리를 양보합니다
달은 낮 동안 햇빛을 잔뜩 받고서는
밤이 찾아오면 떠오르며 내뱉습니다
덕분에 두렵지 않은 밤입니다
어느새부턴가 밤은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잠들기가 무서운 나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달이 햇빛을 반사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때부터 무섭지 않은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마당 딸린 집
마당 한 편에 자그마한 사과나무에는
알알이 맺힌 바알간 사과들이 빛을 내고 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넘실거리는 평화로움
그 집의 주인은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십니다
그도 밤이 두려운 시절이 있었을 테지요
창에 어둠이 젖어 집안에서만 떨고 있었겠지요
그도 알아차렸겠지요
밤은 낮의 뒷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태양의 뒷면이 달이라는 것을
어둠은 더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것들을 알고 나면 삶에 대해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됩니다
두려워서 피하였던 것들과
무서워서 방치하였던 것들이
실은 자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조심스레 손짓하고 있었다는 것을
더는 노을을 바라볼 때 쓸쓸함을 느끼지 않기를
밤이 찾아올 때 두려워하지 않기를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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