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쳐지는 것에 대하여

by 장순혁

발을 맞추기보다는
눈을 맞추는 것이

따라 걷기보다는
마냥 걷는 것이

눈의 끝을 따르는 것보다는
눈을 마주 보는 것이

마냥 이유 없이 걷는 것보다는
마냥 그대를 따르는 것이

그대를 위한
나의 예의이자, 예절,
마지막 담금질입니다

언젠가는
발맞추기보다 홀로 걷고
눈 맞추기보다 먼저 보고

따라 걷기보다 홀로 걷고
마냥 걷기보다 먼저 걷고

눈을 마주 보고
그대를 따르며
살아가는 것이
예의인 날이 올까요
예절인 날이 올까요

본디 담금질이란
차가운 물과 뜨거운 원석이 필요해서,
집게와 망치가 필요해서,
또한 거센 숨결과 커다란 땀방울이 필요해서

나는 이렇게 입을 가벼이 하며
그것들을 대비하는지도 모릅니다
헤어짐을 염두에 두고 사랑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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