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바란 것은 아주 하찮은 것이었소
저를 보는 그대의 눈길에 약간의 온기가 담겨있기를
저를 향한 그대의 말투에 조금의 사랑이 묻어있기를
고작 그런 것들을 바랐을 뿐이오
저 하얀 구름 끝에 저의 그대를 향한 관심을 묶어놓았거늘
그대는 어찌 태양이 밝다는 이유로
우산을 펼쳐 저의 생각과 감정을 무시하오
맞지 않은 옷을 찢는 것이
칼을 좌우로 휘둘러 생명을 앗는 것이
행여 그대에게는 지울 수 없는 죄악이라면
그대는 그것을 알면서도 어찌 저를 말리지 않았는가요
이런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면서도
어찌 미리 말리거나 조금의 언질도 없이
그대가 사랑하는 제가
그대가 싫어하는 저로 바뀌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았소?
처음부터 저는 그대의 버리는 패였던 거요?
'뒤패가 붙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였던 것이오?
찬란하던 저의 세상에
흑백인 그대의 비와 눈이 내려
저의 찬란함은 물들은 지 오래입니다
그대가 저를 잊은 지 오래이듯이 말입니다
그대의 궁궐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지끈거리는 무릎의 아픔을 느끼며
저 때문에 괜히 슬퍼해야만 하는 주변인들을 위해
저는 이제 그만두렵니다
그대를 잊고, 그대를 지우고
저만의 방탕한 삶을 살아가렵니다
그렇게 되면 그대가 저를 내치기 편할 테니까
그대가 저를 멀리하기에 탁월한 의미가 될 테니까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