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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정 Feb 04. 2022

아이가 코로나 자가검사에 순순히 응하게 한 한마디

이거 ㅇㅇㅇㅇ만큼만 하면 돼.

코로나는 크고 작은 고난의 순간들을 쉼 없이 던져준다. 구정 연휴가 끝나고 받은 문자 하나가 또 하나의 고난을 예고했다. 물론 이번 건 아주 작은 편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둘째 아들 유치원에서 온 문자였다. "6세 반 원아 2명이 확진되었습니다. 설 연휴 동안 등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 유치원 원아들은 밀접 접촉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으세요." 


연휴는 수요일까지였고 목요일부터는 등원이었던 상황. 원래 비염이 있는 아이라 늘 달고 사는 콧물이 그날도 나길래 유치원에 보내지 않은 참이었다. 언제나와 같은 콧물이지만 증상은 증상 아닌가. 코로나 자가검사 키트 검사 체제가 시작된 첫날. 마침 남편이 회사 근처 약국에서 코로나 자가검사 키트를 사들고 들어왔다. 지난번 유치원 확진자로 보건소에서 검사를 할 때 매운맛을 봤던 아이. 울고불고 면봉을 당겨버려서 두 번이나 검사를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 아이가 순순히 검사에 응해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는 웃으며 무사히 검사를 했고 결과는 음성이 나왔다. 동네 엄마들과의 단톡방에 결과를 알리자 누군가가 물었다. "근데 아이가 순순히 검사를 받았어?" 둘째를 잘 아는지라 당연히 궁금했을 터. 내 대답을 듣더니 하하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야, 엄마가 설득을 잘했네."

음성 결과가 나온 키트. 시간이 지나 더 선명해진 모습은 사진으로 남기지 않고 버려버렸다.ㅜㅠ


사실 코로나 검사를 위해 면봉을 들고 내가 아이에게 한 말은 긴단 했다. "꿈아, 이거 니가 코 팔 때 니 손가락 들어가는 만큼만 딱 넣는 거야. 전에 보건소에서 한 검사랑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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