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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by 최태경

물먹은 스펀치처럼

눈꺼풀이 무겁다

멍한 자아는 시간유추가 안되고

어떻게든 더 누워있고자 하는 건 내 안의 또 다른 나

침대 끝에 걸터앉기가 수고스럽게 느껴진다

밍기적밍기적

오전 일을 보느라 움직이는데도

영 안갯속을 빠져나오지 못한다

어쩌다 열어본 파우치에 횡재 같은 도장 꽉 찬 카페 쿠폰

공짜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리라

자주 가는 카페에 들어서는데

나 혼자다

손님 없는 매장에 쿠폰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

여느 때 같으면 쿠폰사용을 미뤘을 텐데

이딴 고민도 고민이라고ㅜㅜ

손에 잡히는 쿠폰을 쓱~

가방에 챙겨 온 것들을 테이블 가득 늘어놓고

정작은

창밖만 본다

고수레 고수레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후둑 후드득~ 쏟아낸다

’에게~ 이거뿐이야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찬 비가 내린다

심란 찌글한 창밖의 비

내 일이 아닌 양

평안하다

평안해진다


천둥소리ㆍ 차바퀴에 채이는 빗소리


그래 내려라

비라도 내려라


속은 시원하다


내일 쩡~~ 하게 맑은 하늘이 기다리고 있음을

우린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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