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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태경 Oct 31. 2021

쉐킷~~ 쉐킷

좌로 우로 위아래로 쉐킷~ 쉐킷~~

사정없이 흔들어 쉐킷~

쉐킷~ 다소 욕 같음은 내 속맘 탓이려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힘주어 발음하니 입에 착착 붙는 게 속이 시원타^^

쉐이킹 해서 섞인 음료는 본연의 색과 향이 버무려져 새로운 음료가 된다.

사람도 잘 버무려 적절히 섞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생김새도 제각각, 성격이나 성향도 천태만상.

의학의 힘을 빌어 외모가 달라질 수는 있다.

이쁜 척 백날을 해봐라. 사람 본성은 어쩔 수 없다.(아니다. 이쁘면 좋지. 여기저기 잔수술로 수술대라면 진절머리가 나니 몸에 칼을 대는 것도 그렇거니와  ㅜㅜ돈도 없다.)

수술은 그렇고,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나 ‘뿅’하고 순간 성형을 시켜준다면 마다하지 않을 텐데.(일단, 축 쳐진 뱃살을 두부 자르듯 뚝딱!)

아무리 성형을 해서 외모가 달라진다 해도, 물건은 고쳐 써도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닐 것이다.


타고난 나의 본성은 거사를 치르기에는 택도 없다.

외강내유.

용을 써봐도 이제껏 살아온 걸 보면 물러 터진 속을 바꾸는 건 물 건너간 것 같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도 시크한 매력을 발산하고 싶으나, 그러려면 깡마른 캐릭터가 좋으련만 그 정도 다이어트를 감행하기에는 매력이고 자시고, 그전에 죽고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이래 안되고 저래 안 되는 변명거리만 널브러지니 의지박약임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머리를 쥐어짜도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건 머리밖에 남지 않았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 나오는 메리다처럼 빨간 머리까지는 따라 하기 버거우니 라면땅 뽀글이 머리를 감행했다.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빨간머리 메리다 그리고 나


나를 잘 아는 이들이야

"니가 그래 봐라. 그냥 너다."

나를 아니까 하는 소리고, 처음 보는 이들은 물캥이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어디를 가던지 흘낏 거리는 눈길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백 프로 만족이다.

이참에 빨간색으로 염색도 해버릴까.


잠시의 기분전환으로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아무리 용을 써봐도 천성을 바꾸는 건 한계가 있다.

제일 부러운 이가 누군가 하면.

하고자 하는 것, 생각하는 것을 밀어붙여서 일내는 용감한 급진개혁파들이다.

암만 재주가 많고, 아이디어가 많은들 무용지물일 뿐이다. 

아는 이중에 앞뒤 없이 일을 치는 사람이 있다.

무모한 전쟁에서 패한 장수처럼 탈탈 털리기도 하건만, 언제 그랬냐는 듯 잘도 일어나 새로운 목적지를 찾아내 진격해나간다.

좀 더 생각하고 일을 벌여도 좋으련만. 이건 내 생각이고.

그니가 내게 하는 말.

"도대체 너를 이해할 수가 없어. 그 많은 재주를 왜 썩히는지. 것도 죄야. "    

'치, 무턱대고 사고 치는 것도 잘하는 거 아니그등.'

똥 묻은 놈이 겨 묻은 놈 흉보는 격이다.

속으로 그리 말하면서도 매번 열정적인 그니가 부럽다.

나름 장점 한쪽씩을 가지고 있는 둘을 쉐킷 쉐킷 할 수만 있다면 월매나 좋을까나.(헉~ 쉐이킹에 문제가 생겨 단점만 모아 뭉쳐진 놈은 무슨 죄)


이제는 뭘 재구 할 나이는 아닌데. 좀 미쳐봐도 좋으련만 내겐 머리 볶는 용기밖에 없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해야 가당찮은 어리석음을 무마시킬 수 있으려나 신통치 않은 머리를 연신 굴려 봐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질 않는다.


사람들이 죄다 용감하고, 똑소리 나게 비스무리하면 무슨 재미있겠나.

어쩌면 제각각 모난 대로 요지경 속이 나을지 모르겠다.

음... 이리 생각하면 위로가 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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