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럼 살아라
춥지도 덥지도 않게 살자
꽁꽁 여미던 두꺼운 외투 벗고 살자
추울세라 껴입던 내복 벗어버리고 살자
찬바람이 들어올세라 겹겹이 닫았던 창문 활짝 열고 살자
식어도 좋으니 밥한 주걱 퍼담고
김치 한 포기 달랑 싸 갖고
소풍 나가서 햇빛과 꽃 반찬으로 점심 먹어보자
손 시려, 발 시려 종종거릴 때 지났으니
봄 잠바 하나 걸치고
꽃시장 가서 2천 원짜리 화분 하나 사 와서 식탁 옆에 놓아보자
쑥전 부쳐 채반에 담고
개나리 한 가지 걸쳐서
이웃에게 선물해 보자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봄이라서요’라면서...,
봄이
봄처럼 살라하네
햇살이
눈부시게 살라하네
개나리가
화사하게 살라하네
들풀이
싱그럽게 살라 한다.
[출처: 블로그_ 그미의 글 살풀이]
어머니는 유독 봄을 좋아하셨다.
그리고 나에게 늘 ‘봄처럼’ 살라 하셨다.
살을 에는 듯한 추운 겨울을 잘 견뎌 춘삼월 파릇파릇 달래들이 돋아나 온 것을 좋아하셨다.
작물 성장에 도움이 되는 하얀 요소비료를 밭에 뿌리고 난 후, 따뜻한 봄 햇살을 품으시고 육자배기 한가락 구성지게 뽑아 넘기셨던 어머니.
그렇게 어머니는 무척이나 봄을 사랑하셨다.
여든아홉 기나긴 터널을 뚫고 운명의 시간을 기다리는 중환자실에서 내 손을 꼭 잡으시고 “아들아! 봄처럼 살아라” 라며 무언(無言)의 주문을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