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정(情)

by 캘리그래피 석산
정(情)(54*54)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정을 주고받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부모, 형제, 자매.. 가족 간의 정이 첫 번째요, 직장 동료와 상사, 친구와 선후배,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작되는 것이 정(情)이 아닐까?


길을 지나가던 한 노인장께 정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묻자, 허허~ 너스레를 떨며 대답하기를... 사람이 만남에서 시작하여 주는 것과 받는 것, 사귀는 시간의 길고 짧음을 떠나 고락도 함께 나누고, 상대방을 위해 기다리고 그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정 이제,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해주고, 슬픔일이 생기면 서로 위로와 격려를 해주며, 가진 것을 나누고, 없으면 없는 대로... 그렇게 소탈하게 지내다가 털끝만큼이나 미련이 남더라도 때가 되면 보내고 헤어지고 또 만나는 게 정이 아닐까.


또한, 정을 이야기할 때 상대방의 마음 정도를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감동시키려 할 때면 흔히들 물질적인 도구를 떠올리기도 하는데... 그러나, 최고의 감동은 동냥 주 듯 던지는 돈이 아니라 고마운 마음을 전해 주는 것이다. 글씨의 훌륭함은 자획의 기교가 아니라 묵 속에 갈아 넣은 정성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사람의 아름다움도 명품과 성형의 치장이 아니라 마음의 품격에서 우러나온다. 상대방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바로 그것이 정이 된다.


새는 날개의 깃털이 빠지는 것을 걱정하고 호랑이는 발톱이 부러지는 것을 걱정한다. 자유롭고 강해 보여도 제각각 남모를 고민들이 있다. 정이 들고 그의 속 쓰린 고충을 알고 나면 절로 마음이 아프게 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눈다는 것은 축복일 수도 있지만, 반면 헤어짐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별이 즐거운 것도 아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은 그 어떤 고통보다 견디기 힘들다. 그만큼 시간의 정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봄이 오면 꽃은 또 피기 마련이다.

지는 것이 두려워 피지 않는 꽃은 없다.

이별이 아프다고 만남을 피할 수는 없다.

비록, 눈물뿐일지라도 피지 않는 꽃보다 피어난 꽃이 그래도 한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간다.


흔히, “그놈의 정이 뭔지”, “정(情) 때문에 산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 싫지 않는 부부간, 연인 간의 사랑싸움에서 삐져나오는 말 중에 하나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을 들키지 않으면서 조심스럽게 정을 건네는 사람들의 지고지순함.


정(情)..

잊지 마세요

항상 곁에 내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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