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마세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때 옛말은 아득하게
지워지고 없겠지요
함박눈이 온다구요
뚜렷했었던 발자국도
모두 지워져 없잖아요
눈사람 눈덩이도
아스라이 사라진 기억들
너무도 그리워 너무도 그리워
옛날 옛날 포근한 추억이
고드름 녹이 듯 눈시울 적시네
[출처: ‘이정석_ 첫눈이 온다구요’ 노랫말 중에서]
첫눈이 내리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노래 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구요’ 다. 1986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을 수상하면서 가수로 데뷔한 이정석은 다음 해인 신인상, 인기상, 가수상을 휩쓸었던 개성 있는 가수로 기억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첫눈’의 기억은 그리움이고, 추억이며, 늘 설렘으로 다가온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첫눈 오는 날에 만나자고 맹세했던 그 옛날 연인들이 그렇고, 무조건 첫눈이 내리면 가까운 친구 몇 명이 늘 모였던 추억의 장소에서 번개 만남을 가지기도 했으며, 아이들에게 첫눈은 강한 감성을 지니고 새로운 미지를 경험하고 싶은 충동으로 눈 속을 하염없이 뒹굴기도 했지요.
그뿐만 아니라, 첫눈 내리는 날의 아름다움을 시(詩)로 옮기려는 시인들도 있었고, 며칠 전부터 첫눈 오는 날에 맞춰 한 폭의 그림을 담기 위해 그림도구를 챙겨 출사 하는 화가도 있었다. 첫눈이 소리 없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면 찻집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벗 삼아 창 밖을 바라보며 즐거워했던 한 때의 향수가 절로 나기도 한다. 그래서 첫눈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뿌려주는 고마운 선물이다.
반면, 현실적인 눈(雪)은 공무원들에게는 긴장감과 피로감을 준다. 잦은 사고로 인해 교통에도 장해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첫눈의 단상은 지극히 자기 입장에서 모든 것을 대변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나의 처지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첫눈처럼 설레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