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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설 특집 '나무야 나무야' 다섯 번째 이야기

by 캘리그래피 석산

대명절 '설날'과 '추석'을 앞두고 안방 대표 힐링 다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순도 100% '나무야 나무야' 시리즈가 2019년 설 특집 다섯 번째 이야기로 2월 1일~2일, 2부작으로 KBS1 TV를 통해 방송되었다.

힐링 다큐 '나무야 나무야' 메인 타이틀 서체 (출처: KBS 홈페이지 이미지 캡처)

대한민국 아름다운 숲을 색다른 시선으로 여배우들이 직접 찾아 소개하고 체험하는 힐링 다큐 '나무야 나무야'는 치유와 위로, 숲이 주는 감동까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하며 명품 힐링 다큐멘터리로 자리를 잡았다.


제1편 '아버지의 선물, 평창 전나무숲'에서는 배우 김규리 씨가 스토리 텔러로 참여했다. 나무와 숲을 사랑했던 김규리 씨는 지난 2018년 '나무야 나무야' 시즌4에 출연한 바 있다.


김규리 씨가 찾아간 곳은 평창 진부 오대산 국립공원 내 전나무 숲이다. 그곳에서 철분이 다량 함유된 방아다리 약수 물을 맛보며 전나무 잎과 솔방울을 주워 천연 가습기를 만들면서 전나무의 다양한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힐링 다큐 '나무야 나무야' 1부 스토리 텔러로 출연한 배우 김규리 씨

전나무의 최대 크기는 40m에 달하고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 음수다. 나무 모양의 결이 곱고 아름다워 정원수로 사용을 많이 해 왔으나, 최근에는 공해나 아황산가스가 전나무에 미치는 영향이 커 도시 정원수로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약 2만 평방미터를 가득 메운 오대산 전나무 숲은 1대 숲지기 故 김익로 선생에 의해 조성되었다. 평생을 가꾸어 온 전나무 숲은 故 김익로 선생의 딸 김은정 씨에게 값진 선물로 전해졌고, 많은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힐링 숲으로 가꾸고 있다.


제2편 '바람의 화원, 남해 아왜나무 숲'은 2017년 설 특집 '나무야 나무야' 첫 회부터 지금까지 고정 출연하고 있는 명품 배우 김미숙 씨가 스토리 텔러로 나섰다. 배우 김미숙 씨가 찾은 남해군 남면의 ‘아왜나무 숲’은 척박한 산 구릉지를 깎아 돌담과 물을 채워 만들어 놓은 다랭이 논 한가운데 위치한다. 특히, 이 숲은 유럽의 한 정원을 닮은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2000여 그루의 아왜나무들이 빼곡하게 벽을 만들 듯 반듯하게 전정을 해두었는데 찾는 이에게 탄성이 나올 정도다.

힐링 다큐 '나무야 나무야' 2부 스토리 텔러로 출연한 배우 김미숙 씨

10여 년 전부터 숲을 가꾸기 시작했다는 숲지기 차명호 씨는 “처음부터 조형성을 살린 공간감으로 만들기 위해 아왜나무에 수벽을 쌓았다"고 했다. 4년 전 숲을 찾는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 바람이 통하는 숲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왜나무( Japanese Coral Tree , 珊瑚樹): 이름 또한 생소한 이 나무는 ‘거품을 내뿜는 나무’란 뜻의 일본어 ‘아와 부키’에서 유래되었다. 아왜나무의 자람 터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일본의 남서부, 중국 남부 등 난대에서부터 아열대에 걸쳐 있어서 이름도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왜나무는 비교적 바닷바람에 강하고 건조지역에서도 잘 버티며 나무 모양이 아름다워 해안가에 심는 나무로 빠지지 않는다.


아왜나무는 키 5~9미터 정도에 지름이 한 뼘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사이즈의 늘 푸른 나무다. 잎은 길이가 20센티미터에 이를 경우가 있을 정도로 길다. 잎 모양은 긴 타원형으로 두껍고 윤기가 있으며, 잎자루는 약간 붉게 보인다. 늦봄에서부터 초여름에 걸쳐 하얀 꽃이 기다란 원뿔 모양의 꽃대에 수없이 핀다. 가을에 들어서면서 꽃이 핀 자리엔 콩알 굵기만 한 빨간 열매가 익는다. 짙푸른 녹색 잎을 바탕으로 수천수만 개의 붉은 열매가 나무 전체에 달려 있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그 모습이 마치 붉은 산호를 닮았다고 하여 한자 이름은 산호수다.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하늘에서 내려다본 남해 아왜나무 숲 전경(KBS 화면 캡처)

사계절 푸른 숲에서 배우 김미숙은 아왜나무 잎으로 바삭한 부각을 만들어 겨울 주전부리로, 나뭇가지와 잎을 활용해 분위기 있는 액자도 만들면서 아왜나무 숲에서의 힐링 여행을 마무리했다.



지난 1월 31일(토) 오후 6시 23분경에 걸려 온 전화는 힐링 다큐 '나무야 나무야' 김선우 담당 PD였다.


"선생님, 매번 급하게 전화드려서 죄송합니다. 1,2부 서브타이틀 제목이 지금 확정이 났습니다. 작업 가능하시겠습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불과 방송 하루 전날의 일이다. 이미 '나무야 나무야' 시즌 5 종합 예고는 방송 하루 전날부터 나가고 있었다. 메인타이틀 제목 '나무야 나무야'는 고정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바뀌지는 않고 편당 들어가는 부제목은 그때마다 바뀌기 때문에 서브 타이틀 제목에 대한 캘리그래피 작업만 이루어졌다.


김선우 PD는 부제목 작업을 ‘잘 부탁드린다’는 말 이외 일체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만큼 의뢰자와 작업자 간의 신뢰구축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반증이다.


본인의 작업 철학은 아무리 의뢰자가 시간을 다투는 일이라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방송 쪽은 시간에 쫓기는 상황과 변수가 많다 보니 늘 폭탄을 안고 작업을 한다. 나 역시 다년간 방송 PD 일을 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려 작업을 해준다.


그날 밤 9시 40분쯤 작업을 마치고 난 후 여유 있게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셨다. 희망찬 황금돼지 해의 힘찬 출발을 상상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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