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호 김성곤·김현미 부부
누구나
돌아갈 길조차 보이지 않아
절망 섞인 시름을 토할 때를 만나지만
상황은 모두가 다르다.
돈이 없는 사람은 돈을 한탄하고,
아픈 사람은 건강을 한탄하고,
자식이 걱정인 사람은 부모 됨을 한탄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은 팔자를 한탄한다.
이렇게 우리는 모자람을 채우는 행복을 좇는다.
한편, 행복해 죽겠다는 사람도 있다
들은 똑같다
지나치게 빠졌다
하나는 절망에, 다른 하나는 행복에..
영원한 것은 없다
죽을 것 같은 절망도 있고
미칠 것 같은 행복도 있다
마음이 보이는 곳이 다를 뿐.
(출처: 다 그렇게 헤어져요_ 시인 김현미 ‘살다가’ 중에서)
필명‘끄적 쟁이’로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감성 글을 쓰고 있는 시인 김현미 씨의 “다 그렇게 헤어져요”(2017년 9월 출간된 시집)에 수록된 글이다.
‘다 그렇게 헤어져요’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한 김현미 시인의 결정판이다. 이 책을 펼치면 프로코피예프의 첼로 협주곡이 들려온다. 책장을 넘길수록 포도주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연주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핀 조명이 그녀를 비추었고, 그녀는 미간에 힘을 주며 활로 파도를 그린다. 그녀의 연주는 수줍게 시작했지만, 거칠고 역동적이다가 다시 서정적이고 고요하게 된다. 그녀가 연주를 마칠 무렵이면 소년티, 소녀티가 채 가시지 않은 남녀가 자전거를 타고 캠퍼스를 달린다. 웃음소리와 함께. 그들은 낯설지 않다. 지난 시절 어디쯤 만났던 사람 같다. 김현미 시인은 그들이 우리 자신인 것을 알려 준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폰타나(2009년 이민)에 거주하고 있는 김현미 씨와의 인연은 “감성”으로 말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교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감성 글을 쓰고, 감성글씨를 쓴다는 점에서 비록 이역만리(異域萬里)에 떨어져 있어도 같은 사고를 지녔기 때문이다.
‘사랑의 서각 문패 달아주기 운동’을 최초 진도군을 시작으로 전국, 해외교민들에 이르기까지 확대 실시하면서 김현미 씨에게 해외교민 1호로 선정되어 달아 주게 되었다.
서각 문패의 이름은 ‘The Kim family’가 메인 글씨였고, ‘bless our home with love andlaughter(사랑과 웃음으로 우리 집에 축복이 넘쳐나길...)’을 서브 글씨로 채택했다.
그러면서 ‘끄적임’의 글을 내게 보내줬다.
“누구와 함께 하더라도 그 시간은 행복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하고, 좋은 영향을 주고.. 그리고, 서로에게 사랑과 미소를 지으며 흐뭇함을 가슴에 안고 기분 좋은 행복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동안에 느끼는 모든 것을 좋은 말, 생각, 행동, 영향을 주고 싶어 하는 고운 마음씨를 가진 김현미 씨의 글에는 ‘공감’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글에는 마력이 있다.
“나는 나의 글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치유하기 위해 노력할 거야” 라고글을 쓴다면 바로 그 순간,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대가 스스로 선언했고 모든 사람들이 그걸 알고 있는 앞에서 자신의 다짐을 끝까지 지키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