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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둥글게 살아라

by 캘리그래피 석산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전 어머니와 함께했던 3개월의 짧은 섬 생활 중 내게 당부의 말 "아들아! 해처럼, 달처럼, 해바라기처럼 둥글게 둥글게 살아라"라고 한 적이 있다. 세월의 풍파 속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어머니의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원형의 둥근 해처럼, 달처럼 살아온 지고지순한 삶이었다.

둥글게 살아라2.jpg 둥글게 살아라_ 캘리그래피 석산作

본디 사람의 성향은 뾰족한 직선, 세모, 네모, 곡선도 있고, 그리고 마냥 해와 달처럼 온화한 원형도 있다. 생김새가 다양하듯 성격 역시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늘 유하고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원형처럼, 서로를 마주 보며 소통하고 살라는 숨은 뜻이 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깨달아 가고 있다.


한쪽만을 바라보고 가는 뾰족한 직선의 형태는 사뭇 독선과 아집으로 가득 차 있어 상대방을 배려할 수 없는 자기 방어와 공격에만 급급하다.


둥글다는 것은 좌우ㆍ상하를 포용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며,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다. 또, 둥글다는 것은 쉬지 않고 움직일 수 있고, 균형적인 삶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둥글다'에서 내포하는 이미지는 자유롭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그 속에는 즐거움과 행복감이 있어서 개인을 떠나 가족과 사회를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원동력의 발로(發露)가 된다.


그렇다면 둥글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직선, 세모, 네모처럼 모나지 않은 삶을 말한다. 여기에는 늘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자신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뜻하기도 한다.


과연! 본인은 어머니의 바람대로 둥글게 살고 있을까? 모나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그렇지만 이래도, 저래도 '흥'하기에는 간극의 차이가 다소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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