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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an 26. 2020

#27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

대명절 설날이 찾아오면 평소 신세지거나 고마운 사람들에게 주고 받는 선물들이 여기저기에서 설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킨다.


부모님을 위한 특별한 선물에서 부터 가족친지들을 위한 선물까지.. 설 선물은 받는이에게 즐거움을 전해 준다.


설을 며칠 앞두고 레드향(red香: 일본에서 한라봉과 교배해 만든 신품종 감귤.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며 껍질이 얇고 붉은빛을 띤다.)선물을 받았다.


어머니 설 차례상에 올려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레드향 상자를 개봉한 순간! 붉은 레드향에 녹색 순이 달려있었다. 그만큼 싱싱함을 보증했다는 산지 표시였다. 여기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 있었는데 레드향 낱개를 감싸안은 노란색 한지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에는 계절별로 출하되는 과일의 속 포장들도 대체적으로 한번 더 과일을 한지로 감싸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캘리그래피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실 생활속에서 다양한 소재나 재료를 가지고 작가의 생각ㆍ취향에 따라 작품화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영역중에 하나다.


과일을 돋보이게 한 후 종래에는 한낱 쓰레기로 전락하는 종이지만, 작가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구겨진 사각의 노란 한지를 곱게 펴놓은 상태에서 20여분을 기다리면 한지는 처음에 나왔던 반듯한 모양은 아니지만 먹물을 투여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로ㆍ세로 크기가 10여센티의 작은 사각 한지에 무슨 글씨를 쓸까? 잠시 고민이 끝나면 붓의 향연은 시작된다.


설날에 만난 부모ㆍ가족ㆍ친지ㆍ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생각을 하며 화두는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로 정하고 붓놀림은 시작된다.

레드향을 감싸안은 노란 종이위에 수놓은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

물론, 종이 사이즈가 작은 만큼 붓 역시 세필붓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종이가 되었든, 천의 종류가 되었든간에 사이즈 대비에 맞는 붓의 크기를 정하는 것도 작가의 몫이다.


사물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꾸고, 그냥 보이는 것을 다시 한번 관찰하고 내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캘리그래피의 묘미는 아름다울수가 있다.


글씨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작업! '캘리그래피' 


또, 누군가는 이러한 사고의 전환속에서 작은 행복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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