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말 한마디 참고 물 한 모금 먼저 건네라

by 캘리그래피 석산

우리 속담에 ‘無足之言飛于千里(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라는 말이 있다. 말이란 순식간에 멀리 퍼져 나감으로 조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다매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하루에도 수 만 건의 뉴스가 생성되고 사라진다.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제대로 구별하기도 힘들어 작정하고 덫을 놓아 말 한마디로 멀쩡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한 코로나 19의 잘못된 정보들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무분별한 유튜버 증가로 검증되지 않은 오류 정보들이 사람들에게 진짜처럼 비추는 현상들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얕은 지식으로 뭣 좀 안다고 저마다 고개를 빳빳이 치켜드는 세상에서 설익은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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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머니께서 장독대에서 장을 담그면서 하는 말이 불현듯 생각이 났다. “장맛이 제대로 우러나려면 오랜 시간을 두고 정성을 다해 발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가 상대방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안다는 것, 이미 알고 있는 것, 혹은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라도 한 발 물러서서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말을 건네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끔 나는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 한 말을 되새길 때가 있다.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나의 초상화를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말에 의해서 자기 자신을 판단받게 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당신 앞에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놓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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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말(言)에는 귀가 있어서 말을 하면 듣는 사람이 있으며 다시 재생산되어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말의 힘, 무게, 무서움을 짐작해야 한다. 말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비수가 되기도 하지만 천냥 빚을 갚는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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