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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Oct 11. 2021

제42화 사랑하는 이에게

그대 고운 목소리에
내 마음 흔들리고
나도 모르게 어느새
사랑하게 되었네
깊은 밤에도 잠 못 들고
그대 모습만 떠올라
사랑은 이렇게 말없이 와서
내 온 마음을 사로잡네
음 달빛 밝은 밤이면
음 그리움도 깊어
어이 홀로 새울까
견디기 힘든 이 밤
그대 오소서 이 밤길로
달빛 아래 고요히
떨리는 내 손을 잡아주오
내 더운 가슴 안아 주오

음 달빛 밝은 밤이면
음 그리움도 깊어
어이 홀로 새울까
견디기 힘든 이 밤
그대 오소서 이 밤길로
달빛 아래 고요히
떨리는 내 손을 잡아주오
내 더운 가슴 안아 주오
떨리는 내 손을 잡아주오
내 더운 가슴 안아 주오
[출처: 정태춘, 박은옥_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다. 얼핏 보면 평범한 노랫말이지만 내용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어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앞도 뒤도 돌아볼 틈도 없이 빠르게 달려가는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 감성이 여느 노래에 비할 수 없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노래가 지금 듣는 이에게 공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작자 역시 그 시대를 살아왔다는 반증이다.

오동나무 재질에 만들어진 양각 서각 작품 '사랑하는 이에게'는 유일하게 내 작품이 아니다. 내 서체를 빌어 부산에서 등산로 나무 푯말과 나무 의자 등 나무로 이뤄진 나무 간판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대표께서 만들어 준 서각 작품이다. 석산체를 제공해 준 대가로 '사랑하는 이에게'를 내게 선물로 보내온 것.

그러니까 2001년 가을 초입에 받아 든 이 작품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 처음 받아 본 느낌 그대로다.

오동나무가 그런 것 같다.

이원익(조선 중기의 문신, 1547~1634)의 호도 오동나무 마을을 뜻하는 오리(梧里)로 똑같은 단어가 된 지하철역도 있다.

목재로써는 상당히 가볍고 무른 편이다. 다이소에서 파는 오동나무 도마 정도면 두 손으로 쪼갤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자라는 속도나 무게에 비하면 꽤 강한 편이다.

흔하고 빨리 자라는 특성 덕에 가격이 매우 낮아서 초저가형 일렉트릭 기타의 바디에도 사용된다. 오동나무로 만든 기타는 잘 찾아보면 $30 언저리 가격에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기타로 쓰기에는 내구성이 애매한 관계로 보통 급이 조금 더 되는 브랜드는 마호가니 같이 더 튼튼한 목재와 보강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워낙에 가벼운 목재라서 소리는 기대하지 말자.

오동나무를 베어내면 밑동에서 새싹이 올라오는데 이것을 자오 동이라고 해서 목질이 더 좋았다. 한번 더 베어내서 나오는 새순은 손 오동이라고 하며 오동나무 중 최상품으로 쳤다고.

오동나무가 봉황의 상징이 된 탓에 봉황을 조각한 바둑판이 시중에서 꽤나 고가로 팔린다. 우리나라 문화의 경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자식이 태어나면 일단 오동나무를 심고, 여자는 시집갈 때 가구를 짜게 하고, 남자는 장례시에 관을 짜게 하는 풍습이 있었다. 무덤가에 서있는 소나무와 오동나무는 송추라고 하여 함부로 가지를 꺾지 못하게 했는데, 나무가 무덤을 지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살충효과도 있어서 옛날에는 변소에 오동잎 몇 장을 놔둬서 구더기 방지와 악취 제거에 이용하기도 했으며 비 오는 날에는 토란잎과 함께 우산 대용품으로 쓰기도 했다. (출처: 나무 위키)

오동나무는 빨리 자라는 만큼 가볍고 무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벼운 만큼 고급 장롱의 목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도중에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고 오래가는 특성이 있는 것도 한몫한다. 빨리 자라면서 나무 재질 또한 오래가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것이 오동나무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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