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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Oct 16. 2021

제44화 쉼표 같은 사람

"살아가는 동안 '쉼표 같은 사람' 곁에 계십니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 삶에서 네 잎 클로버 같은 존재일 것이다. 섬 생활을 외롭게 하던 중 작고하신 어머니 곁에는 늘 네 잎 클로버 같은 선한 마음을 가진 분이 늘 계셨다. 어머니 사후에도 그분은 어머니께 하던 그 모습 그대로 내게 계속적인 선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섬마을 한 동네에 살고 계시는 한영수 씨다. 섬 생활을 하면서 고민이나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내 일처럼 나서 주시는 친 가족보다 더 가까운 형님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도비 포함, 19억을 투입 내가 살고 있는 진도군 조도면 신전마을에 한옥 10동을 건립해 한옥민박사업의 일환으로 참여해 지금은 주거형으로 전환해 두 부부가 함께 살고 있다. 
당시 신전마을은 농림수산부 선정 ‘녹색농촌 체험마을’과 행정안전부 주관 ‘정보화 마을’로 지정되어 10동의 한옥을 신규 단지형으로 조성했었다. 인근 해안선이 아름답고 모래가 고운 신전 해수욕장, 도리산 전망대, 110년 전통의 하조도 등대, 관매 8경의 관광지가 있어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다른 육지의 조성된 한옥에 비해 섬에 조성된 한옥은 잦은 태풍의 영향으로 전통 토기 기와는 맞지 않다는 결론으로 처음부터 강한 비바람을 막아주며 누수에도 잘 견뎌내는 시멘트 기와를 이용했었다. 그러나 큰 태풍이 불어오면 기와 특성상 깨지거나 파손되는 기와들이 종종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도 그분이 살고 있는 한옥집을 찾아 깨지고 못 쓰는 기와를 얻으러 갔다. 행여, 파손되거나 깨진 기왓장을 구하러 왔다는 말에 한영수 씨는 마당 주변을 둘러본 후 깨진 기와와 부분 파손된 기와 2장을 손에 쥐어 주었다.

순간 "내 삶의 쉼표 같은 사람"이라는 문구가 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다. 깨진 기와에 글씨를 입히는 과정은 섬 생활의 활력과 힐링을 가져다준다. 어쩌면 내가 진행하고 있는 생활 속 폐품이나 해양쓰레기를 활용한 빈티지 작품화가 어느새 숙명처럼 다가오는 것도 이러한 과정들이 모여 내 삶의 쉼표가 되고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나 스스로 만족하며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그 자체가 행복한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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