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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ul 24. 2023

제3편_ 생이불유(生而不有)

낳고 기르되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사람만이 소유의 탐욕으로 다툼을 한다

필요한 것을 넘어선 과도한 소유의 집착은

불행과 비극의 단초가 된다.(출처: '도덕경' 중에서)     

짧은 네 글자의 고사(故事)가 눈에 들어왔다. 자연의 마음결이라고 하는 도덕경에서 나온 말인데 유독(唯獨) 사람만이 소유하려 한다. 그러나 모든 소유는 지나친 욕심과 집착에서 비롯된다. 생명이 다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날 인생인데 왜 그럴까?     


섬 생활 5년이라는 시간을 돌이켜보면 결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섬 살이에서 가장 값지게 다가온 것은 풀 한 포기, 바람 한 접시에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기억 속에서 마음 깊은 곳에는 늘 다시 그 섬으로 좌표를 잡고 있다.  

    

욕심 없이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욕심을 버리면 감사함이 생긴다.     

욕심을 버리면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누린다.     

욕심을 버리면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뭇사람들에게는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서각 비하인드>>

1. 나무 표면 위에 글자가 돌출되게 작업을 하는 양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돌출되는 글자의 높이를 몇 mm로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돌출되는 글자의 mm수가 높을수록 글자의 입체감은 도드라진다.


2. 음평각의 반대로 글자를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다 보니 나무 표면을 깎아내는 작업이 음평각보다 3배의 정성과 시간이 필요로 한다.


3. 식 입히기를 할 때 음편각은 나무속에 파인 글자에 색을 넣는 것보다 도드라진 양각 글자에 색을 입히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보이는 글자에만 색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양쪽 측면과 상하 모든 부분에서 색을 입혀줘야 한다.


4. 붓은 나무 사이즈에 따라 붓의 선택을 달리해야 되는데 1m 내외의 나무에는 서양화(물감) 붓을 종류별로 구매해서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세필 붓도 2~3가지 정도는 미리 준비해 놓은 게 좋을 듯하다.  


5. 아크릴 물감 사용 후 붓 세척은 신너를 이용하면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


6. 위 작품 '생이불유'의 경우 글자 색이 진한 하늘색에서 점점 엷어지면서 마지막 글자인 '유'자에서 하얀색으로 칠을 할 때는 아크릴 물감의 농도를 잘 조절해서 사용하면 보다 글자의 명암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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