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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Aug 10. 2023

제29편 뭇별과 눈 맞추고

 밤하늘의 뭇별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감상하기 위해 여름 바다로 향했다. 물결도 잔잔한 바닷길은 수많은 양식 부표들이 나를 반겼다. 가끔 꽤엑~ 꽤엑~ 물새의 울음소리도 들렸다. 방파제에서 1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전복 가두리 양식장 근처였다. 그곳에 배 선(船首)와 선미(船尾)에 밧줄로 고박을 했다.


               "밤바다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오직 밤바다에서 뭇별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점점 어둠이 갚게 드리워진 곳에서 보이는 것은 저 멀리 보이는 마을에서 피우는 불빛과 가끔 먼 외항을 지나는 오징어 배뿐이었다. 더욱 또렷하게 가까워진 밤하늘.. 너무나 아름다웠다. 스마트 폰으로 과연 뭇별들을 담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잠시뿐.. 사진 속 별들의 향연! 활홀경 그 자체였다.

그날 밤바다의 뭇별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오랜 추억이 되었다. 남들이 생각할 때 어쩌면 무모하고 위험한 밤바다 항해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무모함에서 모험심이 발동한 내게 그 어느 누구도 제동을 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날의 기억으로 글씨로 표현한 폐목 작품이 섬 집 안방 입구에 걸려 있다.

"뭇별과 눈 맞추고 바람의 속삭임을 들으며 파도소리 벗 삼아 자연과 동화되는 곳.. 푸른 하늘아래 섬과 시가 있는 곳, 바로 이곳이 삶의 쉼표다."


*서각 비하인드>>

1. 오래된 목선의 널빤지, 서너 개의 녹슨 못사이로 녹물이 들었다. 세월의 흔적만큼 녹슨 못도 나무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었다. 못의 밑동 가리는 어디론가 산화되어 없었다. 미적으로 본다면 나무와는 좋은 결합이며 멋이었다. 따로 손질할 필요도 없는 자연이 만든 수묵화다.


2. 폐목은 그렇게 클리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름다움을 더 살릴 수 있는 것 같다. 빈티지의 기본 개념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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