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_ 비계공 박민철 편)
중견기업 홍보실에서 자사의 홍보기획을 담당했던 박인철 씨는 이른바 화이트 칼라 직군에서 20여 년을 근무하다 50대 초반에 명퇴의 칼바람을 맞았다. 순간 아찔했지만, 또 다른 회사의 홍보팀 자리를 찾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회사를 떠났다. 한 달, 6개월, 1년이 넘게 재취업은 되지 않았다.
아내와 두 아이는 나만 하루 종일 쳐다보는 일상에서 박인철 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숨이 막혀왔다. 지출은 매월 똑같은 데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선택지는 막 일밖에 없었다.
지인의 소개로 비계공 일을 시작한 박 씨는 "아무것도 없는 건설 현장에 각기 다른 분야의 노동자들이 밟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게 길(발판 설치)을 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힘들지만 자부심을 갖는다."라고 했다.
비계공(飛階工, steeplejack)
건축물의 건설 및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계를 다루는 전문기능인이다.(출처_ 위키백과)
시커먼 작업복에 머리에는 안전모, 눈에는 보안경, 몸을 휘감는 안전벨트, 손에는 목장갑과 피장갑, 허리춤에는 반생이를 요리해야 하는 시노와 커터기.. 과거 정장 입은 모습을 떠올리며 과연 내가 이 일을 잘해 낼 수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는 박 씨는 매일 위험이 노출된 현장에서 지금까지 2년 남짓 잘 버텨내고 있다.
아침 6시 기상, 출근을 해서 7시 40분 팀별 간단한 스트레칭이 끝나면 현장으로 투입돼 고위험군 철벽에 생명줄로 몸을 맡기고 험난한 산맥을 넘듯 골조 사이사이에 비계로 길을 내는 작업은 한편으로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내 어깨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가장다운 면모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난관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시련은 곧 희망의 씨앗을 심는 일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삶이란 사업가처럼 돈을 버는 직업이 못된다. 대기업에 다니든, 연봉이 많든.., 1년, 5년, 10년 동안 연봉을 계산해 보면 답이 나온다. 월급쟁이는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단지 밥 굶지 않고 작은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