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40% 일까? 15.3%가 증발했다.
브런치 작가가 7만 명이라고 한다. 브런치스토리 운영사인 카카오는 이들에게 응원받기를 오픈했다. 독자들이 브런치 작가에게 응원하기를 통해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는 뜻이다. 브런치 작가가 좋은 글을 쓰면 이에 감동한 독자들이 작가에게 지갑을 연다. 훌륭하다. 메디치 가문이 예술가를 후원한 역사가 떠오른다.
나도 두 명의 독자님(사실은 절친들이다)에게 후원을 받았다. 받을 때는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솔직히 브런치에다가 글을 쓴 게 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후원을 받고 보니 책임감도 더 생기고, 양질의 콘텐츠를 독자님들께 전해드려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응원받기 기능을 열고 계좌를 등록하고 정산받을 금액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진짜로 돈이 되는구나 싶다. 그러나 독자님들이 응원해 주신 금액이 고스란히 정산받을 금액이 되지는 않는다. 브런치스토리를 운영팀도 땅을 파서 이 서비스를 돌리는 것은 아닐 테니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광고가 많은 유튜브도 슈퍼챗에서 고비율의 수수료를 떼어가지 않나... 글 쓸 공간을 만들어주고 관리해주고 있으니 대가를 지불하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모친은 항상 강조하셨다. 돈 관계는 깔끔해야 한다고. 그래서 알아봤다. 브런치 응원하기 수수료는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항상 하는 대로 구글을 검색한다. 첫 번째 검색결과에 40%라고 나온다.
검색 결과는 브런치스토리 응원하기 수수료를 40%라고 제시한다. 일부는 브런치 작가가 쓴 글과 그에 달린 댓글들로 확인된다. 카카오 브런치스토리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발견할 수 없다. 브런치 글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면 작가들의 개인적 경험담을 토대로 작성된 글이다.
"1만 5000원을 응원받았는데 정산은 9450원이 들어왔다."
"브런치 응원하기 수수료는 40%입니다."
"맞습니다. 40%"
"천 원 응원하고 조회해 봤는데 예상수익 876원으로 나오고, 세금(?)과 수수료를 계산하면 12.8% 나온다."
"만원을 응원하니까 앱 내 구입으로 처리되고 예상수익이 육천 원이네요."
브런치스토리 내에서는 이런 글(또는 댓글)이 확인된다. 누구는 40%를 주장하고, 누구는 12.8%, 누군가는 37%를 주장한다. 모두가 브런치작가들이 실제로 겪은 사례이므로 허언이 들어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확인해 봤다. 브런치스토리 응원하기의 수수료율은 얼마인지 말이다.
그런데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도 막막하다. 카카오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브런치스토리 서비스에 관해서는 안내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나온다. 대신 브런치스토리 문의하기 접수경로가 따로 있다면서 안내해 준다.
*브런치스토리 앱>우측 하단 ' 내서랍'>설정>카카오 고객센터>문의하기
*홈페이지 문의하기 : https://cs.kakao.com/requests?service=54&locale=ko
이것도 굉장히 꼬아놔서 챗봇과 상담원을 거치고 거친 뒤에야 알게 됐다. 그리고 홈페이지 문의하기를 통해 브런치 수수료율 정책이 뭐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장황한 답변이 이메일로 돌아왔다.
40%, 12.8%, 37% 이런 숫자들은 답변에 들어있지 않다. "각 결제플랫폼의 정책에 따라 결제수수료 등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 후 정산이 이뤄진다"라고 안내한다. 내가 원한 답은 아니다. 결국 수수료를 떼기는 뗀다는 소리인데 그건 각 결제플렛폼의 정책에 따라 다르다는 정도를 알아냈다. 그렇다면 염치 불고하고 내 창작자 정산 센터를 공개한다. 지난달 절친이 5만 원을 후원한 사례를 가져와보겠다.
절친은 내게 5만 원을 후원했다. 그런데 내가 받을 금액은 4만 2360원이다. 15.27%가 공제됐다. 절친은 내게 딸내미와 5만 원어치 맛있는 걸 사 먹으라고 보냈지만 나와 딸내미는 4만 2360원어치만 먹을 수 있는 거다. (그렇다고 매우 불만이라는 뜻은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카카오도 운영비가 필요하니까...)
정산내역을 보면 총금액 4만 3800원으로 적혀있고 여기에 세금이 1440원 부과됐다. 3.29%다. 이건 브런치스토리 운영팀이 설명한 세금 3.3% 공제와 일치한다. 그렇다면 5만 원이 4만 3800원이 된 이유는 뭘까?
스마트폰에서 브런치앱으로 응원하기를 실행했다. 5만 원 응원하기를 클릭하면 구글플레이 결제로 연결된다. 나는 카카오페이와 연동을 시켜놔서 카카오페이에서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세금 4545원이다. 이건 물품을 구매할 때 납부해야 하는 부가가치세(VAT) 10%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내가 응원댓글 5만 원권을 구입해 특정 작가를 응원하면 세금 4545원을 제외하고 4만 5455원이 브런치스토리 창작자 정산센터로 쏘아진다. 슈퍼챗처럼 구글이 수수료를 떼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구글페이먼트 서비스 약관을 확인해 보면 수수료가 없다고 공지돼 있다.
중간정리. 절친이 보낸 5만 원은 부가세를 떼고 4만 5455원으로 줄어 브런치스토리 창작자 정산센터로 간다.
그런데 정산센터에서 보여주는 이른바 '총금액'은 4만 3800원이다. 1655원이 또 줄어든다. 이건 정부와 지자체에 내는 세금이 아니다. 부가세 10%는 이미 떼였고, 소득세 등은 정산대상금액의 3.3%가 공제된다. 이 차액이야말로 카카오의 몫으로 추정된다. 5만 원에 대한 1655원은 3.3%. 그러므로 브런치 응원하기의 수수료율은 3.3%라고 해야 정확할 것 같다. 물론 여기에 카카오페이가 떼가는 수수료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어디에도 공지가 되지 않고 있고, 브런치 고객센터에서도 확인해 주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다.
종합하면 절친 2명이 내게 맛난 것 사 먹으라고 보낸 응원하기 5만 원권은 나에게 4만 2360원으로 전달됐다. 절친의 소중한 마음 15.3%가 나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어디론가 샌 것이다. 모든 소득에는 세금이 따른다. 응원하기 쿠폰 구매단계에서 부가세(10%)가 징수되고, 정산금액에 대해선 소득세(3.3%)가 원천징수된다. 그 중간 단계에 브런치팀 또는 카카오페이가 떼가는 수수료(3.3%)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 모든 '누수'를 수수료라고 통칭한다면 브런치 응원하기 수수료율은 15.3% 정도다.
만약 응원하기 쿠폰을 카카오페이가 아닌 다른 결제수단(신용카드, 계좌이체)을 이용해 구매했다면 계산이 약간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다. 카드수수료율과 계좌이체 수수료가 다를 테니 말이다.
결론,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브런치스토리 응원하기 쿠폰을 구매하면 15% 정도가 공제되고 작가에게 전해진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경우엔 응원하기 수수료가 40%라고 말한다면 사실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