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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자라는 설피마을의 여름

생태유학 35. 여름방학에도 즐거운 생태유학

by 선정수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설피마을에도 여름방학이 왔습니다. 생태유학 아이들은 신나는 여름방학을 재미있게 보낼 생각에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덥지 않은 날씨 속에서 계곡에도 가고 산에도 가고 곤충 채집도 하고 새도 보면서 즐거운 여름을 보낼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족 같은 9명의 전교생이 학원 스트레스 없이 신나게 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도 신이 납니다.


생태유학 어린이들은 방학이 되자마자 또 큰 재미 하나 누렸습니다. 인제야생동물생태학교 수업이 설피마을을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야생동물 최고 전문가인 한상훈 박사님이 어류 전문가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대표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민물고기의 매력에 빠져 쭈욱 민물고기를 연구하고 계신다는 '성덕', '덕업일치'를 실천하고 계신 분입니다.


우리나라와 인제에서 살고 있는 민물고기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생태유학 아이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수업에 열중합니다. 중간중간 어려운 용어가 나오면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묻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 것은 성 대표님께 질문도 하면서 깊은 배움을 얻어 갑니다.


이론 수업이 끝나고 이제는 필드로 나가 관찰을 할 차례입니다. 설피마을 앞을 흐르는 방태천으로 나가서 족대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은 뒤 관찰을 하고 다시 풀어줄 계획이라고 설명하시네요.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장마철이라 계곡에 물이 조금 불어난 상태라 안전에 유의하면서 방태천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른 2명이 양쪽에서 잡아야 하는 거대한 족대를 아버님 2명이 들어주셨고요. 아이들은 손을 잡고 한 줄로 늘어선 뒤에 성 대표님의 신호에 맞춰 물고기를 몹니다. 상류 쪽에서 학익진을 펼친 뒤 대기하고 있는 족대 쪽으로 물고기를 몰아가는 작전입니다. 뭐가 나올까 반신반의했지만 시도할 때마다 물고기가 많이 잡히네요.


강원도 인제에는 모두 62종의 민물고기가 산다고 합니다. 이곳 설피마을 방태천은 연중 수온이 20도 이하라서 차가운 물에 사는 종류가 서식한다고 해요. 차가운 물에는 산소가 많이 녹아들기 때문에 산소에 민감한 종류가 잘 살 수 있다고 하네요. 아이들은 족대로 잡아 올린 물고기를 관찰하느라 신이 납니다. 물고기를 만질 때는 꼭 손을 물에 담갔다가 만져야 한다고 합니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물고기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KakaoTalk_20240722_153221732.jpg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대표님이 네이처링에 남긴 관찰 기록입니다.

아이들은 네이처링 앱을 설치하고 물고기 사진을 찍어 관찰 기록을 남깁니다. 성 대표님이 정말 와닿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우리가 생물을 관찰하는 동안 생물은 어떤 형태로든 고통을 느끼게 마련이라고요. 그래서 그 동물의 고통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꼭 관찰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말씀하시네요.


저는 주로 새와 포유류를 관찰하기 때문에 잡아 올리거나 가두거나 하지 않지만, 그래도 성 대표님 말씀에 굉장히 공감하고요. 더 열심히 네이처링에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생태유학 어린이들도 네이처링에 열심히 관찰 기록을 담아서 설피마을 생태지도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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