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보우... 막내 교수의 병?

알아야 낫는다

by 선정수

48세 남. 젊어서는 농구를 미친 듯이 열심히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골프를 치다가 왼쪽 어깨에 탈이 나서 그만뒀다. 이후 성한 오른팔로 테니스를 쳤다. 레슨도 열심히 받고 한참 재미있게 테니스를 치다가 팔꿈치에 탈이 났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이 가라앉는 건 잠시 뿐... 테니스를 치면 또다시 아팠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제법 규모가 있는 관절전문 중형병원에서 MRI 촬영부터 시작했다.


MRI를 찍어보니 속 시원히 알 수 있었다. 오른쪽 팔꿈치 안쪽 인대 끝 부분이 원래 붙어있어야 할 곳에서 떨어져 있었다. 바깥쪽 인대는 끝부분은 붙어있었지만 팔꿈치에서 손목 쪽 위치가 떨어져 있었다. 붙어있어야 할 곳에 붙어있지 않은 인대, 그리고 그걸 유발한 손상 부분이 통증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전에 다녔던 병원들에서는 문진과 촉진 결과를 바탕으로 진단을 내렸기 때문에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MRI를 찍어보니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KakaoTalk_20250526_104610542_01.jpg 빨간색 타원 안이 손상된 힘줄. MRI 사진. ©선정수

MRI 영상을 벽에 걸어 놓고 담당의사가 말했다. 자신은 <골프/테니스 엘보우>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운동뿐만 아닌, 다양한 이유로 이 부분의 통증을 겪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고, 오해를 부르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단다. 나도 동의한다. 나는 테니스를 치면서 골프 엘보우가 왔으니까 말이다. 그러면서 이 의사분은 이렇게 말했다. "저도 대학병원에서 교수를 맡았었지만 이 상과염이 막내교수한테 돌아오는 병입니다."라고 말이다.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꺼냈는지 몰라 눈만 껌뻑이고 있는데 대뜸 덧붙이는 말. "그만큼 치료도 어렵고 재발이 많기 때문에 선임 교수님들은 맡지 않으려고 하는 병입니다." 그렇다. 많은 스포츠 동호인들이 팔꿈치 손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나는 2곳의 테니스모임에 몸을 담고 있는데, 양쪽 모임 모두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여럿 있다. 전국 모든 테니스 클럽이 사정은 비슷할 거라고 본다. 테니스, 골프 등 휘두르는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원인으로 이 질병이 발생한다.


이 질병의 원인은 팔과 손의 무리한 동작으로 인해 근육이 뼈에 붙는 부분인 힘줄에 무리가 가서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이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가 쌓이게 되면 염증이 심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치료법은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무리한 사용을 피하고, 통증이 없어진 이후 점진적으로 근력보강운동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치료는 더디고, 일상생활은 해야 하고, 인생의 낙은 찾아야 하므로 많은 팔꿈치 환자들이 치료와 재발을 반복하고 있다. 나도 그랬고 말이다.


MRI 촬영을 통해 팔꿈치 상태를 파악했고, PRP주사라는 아직 해보지 않은 치료법을 선택했다. 일단 치료를 마칠 때까지는 오른팔 사용을 중단하고 통증이 없어지기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많은 논문이 6개월 안팎의 휴식을 보존적 치료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통증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어떤 자세를 취했을 때, 또는 어떤 행위를 할 때 통증이 유발되는지 분석해서 그걸 6개월 안팎으로 하지 말고 팔꿈치가 스스로 나을 시간을 벌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다음엔 재활과 강화운동이다.


일단 테니스를 중단했고, 무거운 것도 들지 않는다. 무언가를 들어야 한다면 왼손을 사용한다. 빨래를 비틀어 짜지 않는다. 그냥 간단히 요약하면 "왼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오른손에게 맡기지 않는다", "오른손은 거들기만 한다" 정도 되겠다. 술은 염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6개월 동안은 최대한 금주다.


깁스를 하는 게 어떻냐는 테니스 친구의 의견도 있었다. 그렇지만 <장기간의 관절 고정은 근육의 비활동성 위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일단 깁스는 패스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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