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운동, 아프면 쉬기
내가 몸담고 있는 테니스 클럽 두 곳에는 모두 나 말고도 팔꿈치 환자가 또 있다. 정말 테니스를 좋아하지만 통증 때문에 치지 못하는 분들이다. 이 분들의 공통점은 통증이 줄어들면 다시 라켓을 쥐고, 통증이 심해지면 쉬기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나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팔꿈치가 아픈 분들을 보면서 안 아픈 분들은 다짐한다.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테니스를 치기로 말이다. 그런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그래서 좀 찾아봤다. 국내외 유명 의료기관들은 팔꿈치 통증 없이 운동하는 방법, 또는 테니스(골프) 엘보우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어떤 지침을 내놓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곳은 내측 상과염(골프 엘보)의 원인에 대해 이렇게 짚는다. "내측 상과염은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구부릴 때 과도한 힘이 가해져서 발생합니다. 골프채를 휘두르거나 야구공을 던질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테니스에서 강한 힘으로 서브하거나 스핀서브를 사용하는 경우
어깨와 손목 근육이 약한 경우
줄이 너무 팽팽하거나, 너무 짧거나, 너무 무거운 테니스 라켓을 사용하는 경우
창던지기
무거운 가방을 들기
도끼로 나무를 자르기
기계톱(전기톱: chain saw) 작동하기
다른 손 도구를 계속해서 자주 사용함
내 경우는 강한 슬라이스 서브를 추구하기 때문에 첫 번째 항목에 해당된다. 텃밭에 물 준다고 20리터 물통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들고 다니면서 통증이 악화되는 걸 경험하기도 했다.
다음은 외측 상과염(테니스 엘보)에 대해서다. 존스홉킨스 의대는 테니스 엘보에 대해 "테니스 라켓이 백핸드 자세에서 공을 치는 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짚는다. 테니스와 관련된 원인으로는 다음을 지목한다.
잘못된 백핸드 스트로크
어깨와 손목 근육이 약하다
줄이 너무 팽팽하거나 너무 짧은 테니스 라켓을 사용하는 경우
라켓볼이나 스쿼시와 같은 다른 라켓 스포츠
라켓 중심부가 아닌 곳으로 공을 치는 것, 또는 무겁고 젖은 공을 치는 것
백핸드 스트로크를 어떻게 쳐야 엘보우를 부르는 건지 좀 더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준비가 늦어 손목이 펴지지 않은 상태로 공을 쳤을 때 힘줄에 손상이 생기는 걸로 이해가 된다. 나중에 복귀하게 되면 원핸드 말고 투핸드로 다시 배우고 부상 재발 없는 모션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그런데 테니스 엘보는 골프 엘보와 마찬가지로 테니스와 관련 없는 분들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존스홉킨스의대는 "이 문제는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며 일상생활과 관련된 테니스 엘보의 다른 원인을 지목한다.
붓이나 롤러로 페인팅
전기톱 작업
정기적으로 다른 손 도구를 자주 사용함
다양한 유형의 작업에서 반복적인 손동작을 사용합니다. 정육점 주인, 음악가, 치과 의사, 자동차 정비공, 목수 등이 그 예입니다.
해외사례만 찾아보면 국내 의학계가 섭섭할 수 있으니 대한견·주관절의학회의 정보를 살펴봤다. 견은 어깨를, 주는 팔꿈치를 뜻하는 한자다. 따라서 이 학회는 어깨와 팔꿈치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연구모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학회는 테니스 엘보의 예방법에 대해 "주부들의 경우는 빨래를 짜고, 마루를 닦는 등 손목을 회전하거나, 뒤로 젖히는 운동이 많은 가사에서 잠시 벗어나 팔을 쉬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키보드만 만지작거리는 사람도 어깨, 목의 결림(통증)이 오는 수가 많은데, 팔꿈치의 통증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유는 사무직 사람들은 평소에 상지 근육 단련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가끔 하는 가벼운 운동에서조차 이 부위에 무리를 주게 되어 결국 테니스 엘보우라는 진단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밝힌다.
<평소에 팔 근육이 단련되지 않는 상태에서 하는 무리한 동작이 원인이 된다>는 뜻이다.
이어 "그러므로 평소에 가벼운 운동 등을 통한 근육의 단련이 습관화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테니스 엘보우가 생긴 사람 또한 대부분 회복되기 전에 팔을 쓰게 되므로, 테니스 엘보우는 자꾸만 찾아오는 팔꿈치 관절의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되기가 쉽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예방법은 평소에 팔 근육을 단련하라는 것이고, 일단 걸렸다면 회복되기 전에는 팔을 쓰지 말아라는 것이다.
골프 엘보우에 대해선 재발 방지법을 설명하고 있다. "근육이 튼튼해지기 전까지는 손목을 많이 쓰시면 안 됩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목을 힘껏 구부리는 동작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을 하셔야 할 때는 처방받으신 보조기를 차고 일하십시오. 계속 차고 있으면 팔이 부을 수 있습니다. 일을 안 하실 때에는 풀어놓고 계십시오. 상태에 따라 스트레칭이나 근육 강화 운동을 처방받게 됩니다."라고 짚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운동 전후의 스트레칭을 강조한다. 이 병원은 "운동 전후에는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해야 합니다. 주부는 팔을 많이 사용하는 집안일을 잠시 쉬고, 팔을 쉬어주어야 합니다. 평소 팔꿈치 근육을 강화하고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예방법입니다. 무엇보다 팔꿈치의 무리한 사용을 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일단 경기에 돌입하면 무리한 움직임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꾸준한 연습으로 올바른 타구 자세를 익히고, 운동 전 충분한 준비 운동으로 인대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아플 때는 '살살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아프지 않을 때까지 푹 쉬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라켓을 쥐지 않는 게 좋겠다.
오늘의 결론은 아직 안 아픈 분들은 운동 전 스트레칭 열심히, 충분히 하시고, 연습 많이 해서 올바른 자세를 숙달하는 게 부상을 방지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부상이 생긴 분들은 돈에 눈먼 병원 말고 환자에 진심인 병원을 찾아서 치료받으면서 충분히 휴식하는 게 필수적이다. 늦잠 자다가, 밍기적거리다가 경기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하고 헐레벌떡 경기에 투입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