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줍... 키워보니 살쾡이??

고양이가 아니다.

by 선정수

냥줍은 길냥이 새끼를 데려다 키운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보통은 어미가 죽었거나, 어미에 의해 버림받은 새끼 고양이가 길에서 벌벌 떨고 있는 걸 데려다 키운다. 가끔 새끼를 숨겨두고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에 얌전히 있지 않고 돌아다니던 새끼가 '냥줍'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어미와 떨어진 새끼 동물을 만나게 되면 어미가 데리러 오는지 최소 2시간 정도는 지켜보라고 권고한다. 아무리 극진하게 보살피더라도 어미 동물보다 새끼를 더 잘 보살필 수 있는 인간은 없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길에서 새끼 고양이를 만나게 되면 날름 주워서 집으로 데려가지 말고 애타게 새끼를 찾을 어미 고양이를 떠올려보자.


이게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었고... 냥줍 했더니 살쾡이였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살쾡이는 삵과 고양이를 합쳐놓은 말이다. 고양이과(-科, Felidae) 삵속(-屬, Prionailurus)에 속하는 동물이다. 어엿한 야생동물이고,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삵은 몸길이는 45~55cm, 뒷발 길이는 10.5~12.2cm, 꼬리 길이는 15~40cm이며 체중은 3~5kg이다. 귓바퀴 뒤쪽에 하얀 반점이 있어 고양이와 구분이 가능하며, 회색빛이 나는 흰색 뺨에 세 줄기의 갈색 줄무늬가 있다. 흑갈색 무늬 두 줄과 흰색 무늬가 이마에서 뒤통수까지 이어져 있다. 털색은 대부분 황갈색이나 적갈색이며, 몸에 부정확한 반점이 많다. 발톱은 매우 작지만 날카로우며 머리와 몸통 길이의 절반 정도 길이인 꼬리에는 회황갈색을 띤 희미한 7개 둥근 점이 있다.

인제 진동리 설피마을 생태유학 시절 관찰 카메라에 찍힌 삵입니다. ©선정수

언뜻 보면 치즈냥이와 헷갈릴 수도 있지만 눈부터 시작해 이마로 올라가는 두 줄기의 흰색 무늬가 특징적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지만 6.25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쥐 잡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지면서 쥐약에 의해 다수가 희생됐다. 그래도 살아남은 녀석들은 전국에서 명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육상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삵은 환경부가 야생생물법으로 정하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지만 국가유산청이 정하는 천연기념물로는 지정돼 있지 않다. 표독스러운 성깔을 가진 사람을 '살쾡이 같은 놈'이라고 지칭하는 걸 보면 옛사람들은 삵을 표독스러운 동물로 설정한 듯 하다. 삵이라는 이름도 위험에 빠지면 고양이 하악질(hissing)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이 소리를 '쓰악 쓰악'이라고 듣고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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