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은 집안 내력이다
정신병은 집안 내력일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유전적이라는게 생물학적으로도 될 수 있지만 환경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우리 외가에 우울이 3대째 (혹은 그 이상) 내려 오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우울증과 불면 그리고 알콜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다. 지금도 수면제를 먹어야 잠에 들 수 있다. 할머니는 우울과 치매로 인해 약을 복용중이시다. 나 역시 우울과 불안으로 치료를 받는 중이다. 동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될 정도로 강박이 심하다.
우울과 불안은 전염된다. 생물학적으로 유전 된 것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내뿜는 음습한 분위기 속에 자라면 나도 모르게 이끼 낀 돌이 되어 버린다.
이런 상황에 나는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지 수백 수천번 내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답을 얻을 수 없다. 우울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내 자식이 이런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된다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옆지기를 만나고 그의 자식을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나 때문에 힘들 것이 뻔한 아이를 낳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뇌에 빠지곤 한다. 결론을 낼 수도 없는 문제이고, 결론이 날 수도 없는 문제이다.
그저 하루 빨리 치료해 내 우울이 작은 아이에게 닿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