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아까운 날이면
흐드러진 햇볕 모아
손바닥 담뿍 모아
너를 그린다
우리는 언제나
비구름 이고 놀았지
찰박찰박 물장구 치고 놀았지
울며 놀았지
한 뼘 너머 하늘을
푸르러 외면한 우리는
슬픔을 소꿉놀이하던
빗속의 아이들
먹구름 이불처럼 덮어쓴
빗속의 아이들은
한 뼘만큼 세상에서 밀려나
찰박찰박 물장구치며 놀았지
젖은 어께 쓸어줄게
젖은 발목 만져줄게
모든 한 뼘 너머의 볕을
너에게 줄게
오늘같이 햇볕 아까운 날이면
널어 놓은 이불 너머로
흠뻑 젖은 네가 슬그머니
그리워 햇볕으로 너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