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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 산드로 마리아 지음,  김인순 옮김

두 남자와 한 여자를 파괴한 너무도 열정적이고 비극적인 드라마. 그 이면을 알기 위해 41년을 기다린 남자가 여기 있다.




41년 만의 재회.

한 남자가 오로지 그날의 진실을 듣기 위해 자신을 완전히 은폐한 채 숲 속의 고성에서 고독의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친구의 부적절한 관계.  사랑과 우정을 절대 맹신하며 살았던 그에게 친구와 아내의 배신은 삶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그들은 첫 순간부터 자궁 속의 일란성쌍둥이처럼 붙어 지냈다


사관학교 시절 운명적으로 만난 그들. '간담상조'와 '지음'이라는 고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천상의 인연으로 맺어진 친구였다. 그러나 출신 배경과 환경, 개인적인 취향은 너무나 달랐다.


도움이나 희생을 바라지 않고 사리사욕 없이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것보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 귀한 것은 없다
헝가리의 작가 산도르 마라이, 

확고부동하던 그들의 우정은 일순간 한 여인의 관계 속에서 산산조각 나고 만다. 자신의 애인이었던 여인을 친구에게 소개해 주고 친구의 아내를 몰래 만나는 부적절한 관계. 사랑이 우정보다 강했던 것일까?

숲 속의 사냥터에서 친구를 죽이려던 '콘라드'는 살인을 포기한 채 도주를 하고 그의 연인이었던 여자는 자신이 버린 남자를 '비겁자'라며 8년의 독수공방 끝에 삶을 마감한다.

오직 헨릭만이 배신과 분노의 절망 속에서 '정글 같은 고독'속에서 복수의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할 걸세.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경계 배반의 경계.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야 할 걸세. 또 내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도...


이미 늙어버린 그들은 41년 전 마지막 만찬을 나누었던 그 자리에서 오랜 의문을 풀기 시작하다.

그날에 대한 '헨릭'의 일방적인 해석과 추측은 또 다른 한 편의 소설이며 이 소설의 압권이다. 


인간의 본질적인 속성과 우정의 의미가 '헨릭'의 말속에서 쏟아져 나온다. 하나의 철학서와 심리학을 엿보는 듯한 그의 말은 쉽고 명쾌하며 매우 흥미롭다.


 사랑과 우정이라는 기본 구도 속에서 전개되는 소설은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깊은 사색으로 사람의 본성과 관계의 형성, 우정과 사랑의 의미를 깊이 파헤친 작품이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산도르 마라이'의 위대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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