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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물고기

-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특유의 서정적 언어로 아름답게 그려낸 한 소녀의 눈부신 성장기!




황금 물고기를 읽으면 지금도 죽음의 지중해를 건너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는 아프리카와 시리아 난민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을 향해 바다를 건너 국경을 넘고 대륙을 횡단하여 자유와 행복의 땅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 아프리카와 시리아 난민. 그리고 라일라.


이 소설의 주인공 '라일라'는 아프리카 태생의 소녀이며 그녀의 나이 예닐곱 살 때 유괴를 당한 후 인신매매를 당하는 운명에 처한다. 

'라일라'는 보다 나은 삶을 개척하기 위해 아랍국가와 프랑스, 미국 등을 표류하며 자신의 존재론적 여정을 이어가며 결국 자신의 고향 아프리카로 돌아오는 기나긴 여정의 과정을 마친다. 

힘겨운 가사노동과 소외감, 온전한 부모의 사랑하나 받지 못한 외로운 소녀였던 아이.

작가는 '라일라'를 육체적인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어른들의 지저분한 윤리의식과 친절과 배려의 가면 뒤에 숨겨진 인간의 추악한 거짓과 위선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또한 운명의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강한 생명력과 생활력으로 주어진 운명을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2008년 노벨 문학수상작가 르 클레지오와 파울 클레가 그린 황금 물고기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정신은 고정된 정착의 삶을 버리고 무수한 떠남과 방랑을 거듭한다. 

그것은 단지 시간을 허비하는 방종이 아닌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과 경험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파악해 가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예술적 능력을 발굴하고 자신의 존재를 깨달는다. 


황금 물고기는 바로 '라일라' 그녀 자신이다.


작가는 주인공 '라일라'를 통해 제3세계 민중들의 빈곤한 삶과 이민자들의 고립감을 서구인의 입장에서 잘 조망하고 있다. 비교적 읽기 쉬운 문장과 작가의 감수성 넘치는 서정적인 문체는 더욱 이 소설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우리의 바리데기 이야기와 정도상의 '은행나무' 소설이 생각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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