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알레프

-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꿈꾸는 이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다




코엘료의 소설이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생이니 환생이니  뜬 구름 같은 소재와 애매모호한 주제 방식. 별 특별할 것도 없는 서사 구조. 평범하기 그지없는 표현 방식 등


일반적인 문학적 평가 기준에 따르면 그의 소설은 하류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과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진작 그의 소설 '연금술사'와 '브리다' 등을 계속 읽어 오면서 이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의 소설은 신비 소설 혹은 도인 소설로 분류해도 될 성싶다. 이미 작가 스스로가 산티아고 순례를 통해 도를 깨달았고 삶의 신비를 체득함으로써 소설의 자양분을 획득했다.

지금까지 그는 이런 범위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나지 않고 이상야릇한 소설을 써온 셈이다.




'알레프'라는 소설 또한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 속에서 우연히 만난 한 소녀와의 만남과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전생을 넘나 들으며 전생의 업보를 경험하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 파울로 코엘류

이 남아메리카 출신의 작가는 동양적 샤머니즘적인 전생과 환생의 윤회 사상을 다른 명칭으로 치환하며 '알레프' 혹은 '빛의 고리 수련'이라고 한다. 현생의 정체와 퇴보의 근원은 전생에 있으며, 그 상처를 치유받지 못한다면 현생의 삶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생 체험이 누구나 가능한 보편적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공감대를 얻기란 쉽지 않다. 시공간을 넘나들고 한순간에 전생의 연인을 알아보는 이 도인적 기질을 누가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 그는 책의 말미에 '빛의 고리 수련의 절차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 없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매우 끔찍하고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무튼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잠언적 문구는 삶의 깊은 성찰에서 우러나온 표지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이 마법사적인 주문이 꽤나 감동적이다. 이것만으로 읽을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신께서 계획하신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까요?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건 실수입니다. 고통을 피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겁니다. 무언가를 정말로 경험하지 않고도 안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일들이 진정으로 당신의 일부가 되지는 못할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금각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