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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Nov 10. 2020

트럼프가 부러워질 때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었던 남자.


각종 루머와 소송 도저히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는 선을 넘는 인종차별 및 여성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남자


누구나 그렇듯이 왜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나 할 정도로 매 순간 이슈를 장식했던 것 같다. 미국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 고귀한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저러한 인물이 나올 수 있는 건지 도무지 품격이란 찾을 수 없는 그에게 여전히 미국인의 반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조차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어떻게 보면 마케팅에 가장 능한 대통령이었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상식과 사회통념에 어긋난 발언을 하지만 묘하게 매력이 있나 보다.


그건 바로 그는 적어도 다른 정치인과 다르게 처음부터 위선은 없었다. 트럼프라면 트럼프대로 할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 것처럼 그는 도덕과 규범에 자유로웠다. 겉과 속이 가장 비슷했던 정치인 같다.


그래서 그렇게 실망감은 없는 것 같다.


어차피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이 되지 않는가?


따라서 두 번 실망한 일은 없다.


그이 정치적인 공과를 접어두고 부러운 점 하나가 있다. 물론 도덕적으로 존경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적어도 그는 한국인이 앓고 있는 화병은 없을 것 같다. 주변 사람은 힘들겠지만 거침없고 눈치도 없다.

물려있는 소송만 4천 건이 넘는다고 하는데 여전히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이다. 물론 화려한 재력에서 나오는 거만함임에 틀림없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언변에 열광한 이유가 무엇일까?


'샤이 트럼프'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는 지지 못하지만 속으로는 지지한다는 말인데..


나는 이 말이 가장 문명의 민낯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100여 년 전 사람들이 히틀러에게 열광했듯이 그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히틀러의 게르만 우월주의와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모든 사람이 평등을 노래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노랫가사일 뿐이다. 아이들도 태어날 때부터 외모나 성적에 따라 자신이 받는 대우가 다르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알고 있다.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 분명 카스트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신라가 천년을 지속했던 비결도 조선이 500년을 이어왔던 것도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대박 난 것도 이 카스트 아닌가?


분명히 알고 있지만 차마 말할 수 없는 그런 '금기'를 건드린 남자. 사람들의 속마음과 이기심을 대변해주는 정치인


우리나라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예컨대 온갖 추문과 스캔들 비리로 얼룩졌지만 아파트값 올려주고, 리 쇼워 링 정책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한다면 말이다.


도덕과 사회통념에 자유로울 수 있다면 말이다.


이미 우리 역사에도 그러한 정치인 차고 넘쳤다.

언제나 끝이 좋지 않은 걸로 교과서는 가르친다.


그런데 인간이 야만으로 살았던 시간을 하루 친다면 22시간이 넘는다.


문명으로 살아온 시간은 채 2시간도 되지 않으며

민주주의라는 실험적인 제도로 살기 시작한 것은 2초가량이다.


문명은 본능과 이기심을 가리고 억제 운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특히나 경제적 위기나 생존의 상황에 직결했을 때 사람들은 숨겨놓았던 야만의 발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사자가 사냥을 할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듯이 말이다.


샤이 트럼프는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다.


홉스가 말했듯 자연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다.


그가 존경스럽지는 않지만 부러워질 때가 있다.


바로 참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거 하나만 부럽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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