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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Oct 30. 2019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

작지만 큰 걸음, 독서의 시작

  '모든 책은 빛이다다만 그 빛의 밝기는 읽는 사람이 발견하는 만큼 밝아질 수 있다결국 독자에 따라서 그것은 빛나는 태양일 수도암흑일 수도 있다.'
  - 모티머 애들러  

  “무슨 책부터 읽어야 좋을까요? 책을 고르는 법을 좀 알려주세요.”

  고등학교 졸업반이라면서 한 학생이 메일을 보내왔다. 수능도 끝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본인은 그동안 학업 때문에 읽지 못했던 책을 이참에 마음껏 읽고 싶다고 했다. 온종일 생각해 본 끝에 나는 다음과 같이 답장을 보냈다.

  “일단 어떤 책이든 좋습니다. 무조건 읽어보세요.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보세요. 그러면 그중에 마음에 와 닿는 책이 있을 겁니다.”

  너무도 어려운 질문에 비해서 정답은 이토록 간단하다. 실제로 그렇다.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우선순위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너무도 주관적인 것이고 또 너무도 개인적인 것이다. 내가 읽었던 책 중에 '이 책이 아마도 그 사람이 읽게 되면 좋아할 것이다'라고 생각해서 추천해 주었다고 하자. 만약 그가 읽고서 나와 비슷할 만큼 아니 나보다 더 많은 감동을 그 책으로부터 느꼈다면 계속해서 나에게 추천을 요구할 것이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반면에 내가 추천해 준 책을 읽고 나서(아니, 다 읽기도 전에) 실망을 하게 된다면 그 또한 내 책임이다. 그가 원하는 책을 추천해 주지 못한 내 책임 말이다. 이렇듯 책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를 할 순 없는 것이다.

  가끔 시기적으로 또는 그때 맞춘 주제에 따라 추천도서라고 홍보하는 문구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올여름 휴가철 읽어야 할 베스트 10選’

  'CEO가 읽고 추천한 책 20가지’

  '독서의 계절 가을, 놓치지 말아야 할 책 30권’
 

  좋다. 이렇게 나를 대신해서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주니까 말이다. 혹자는 말한다. 출판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책 위주로, 또는 판매를 위해서 너무 흥미 위주로 홍보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 그런 책이라도 읽어보고 나에게 한 줌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은 것 아닌가? 반면에 그렇게 알려준 리스트 전체에 나와 있는 책을 다 읽어보고 그 나름의 방법으로 분석을 해 본다면 그 또한 얼마나 좋은 것이냐 말이다. 책 한 권은 한 사람의 생각의 집합체이다. 이 말은 책 자체가 한 명의 사람과 같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요?'라고 묻는 말에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솔직한 게 최선의 답변이니까. 그 사람이 나이가 몇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이성 관계, 친구 관계 등 인간관계는 어떠한지, 취미는 무엇이고 요새 무엇을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어디 어디를 여행해 보았고 또 다음번에는 어디를 가고 싶어서 하는지. 쉽게 말해서 그 사람에 관한 전반적인 일련의 사실들과 그 사람의 생각을 모르는 상황에서 그에 맞는 책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실제로 책이라는 세상 속에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그에 적합한 책이 무수히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럴 때는 이런 책, 저럴 때는 저런 책.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의 백과사전이 책이 아니던가.     


  나는 '독서 천재 정태유'라는 이름으로 책에 관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 블로그에서는 책을 다음과 같이 내 나름의 기준에 의한 카테고리로 구분한다.     


  ① 독서법/공부/글쓰기

  ② 마음/심리/철학/종교

  ③ 자기 계발/꿈/성공

  ④ 자서전/인생 이야기

  ⑤ 성장 우화

  ⑥ 마흔/40대/나이/시간 관리

  ⑦ 인간관계/대화

  ⑧ 가족/친구/사랑/우정

  ⑨ 부/부자/rich

  ⑩ 영업/비즈니스/세일즈 (2020년 4월 현재)     


  이 장르 구분이라는 것도 철저하게 순전히 나 개인적인 방법이다. 책을 읽고 내 나름의 후기를 남기다 보니 어느덧 장르 구분이 필요했을 뿐이었고, 읽고 난 뒤 나중에 다시 분류하기 위해서라도 장르에 대한 내 나름의 구분이 필요했었다. 온라인(블로그)에서 구분하듯 실제 오프라인(내 책장)에서도 장르의 구분은 필요한 것이다. 장르의 구분이라고 했지만, 수학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A라는 장르와 B라는 장르에 걸쳐 있기도 하고, 또는 A 장르 안에 B 장르가 담겨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책은 한 사람의 일생과도 같다. 인간관계도 그렇지만 일생에 단 한 명만 알고 지내는 것은 아니듯이 책이라는 것도 수많은 책을 읽어봐야 자기 나름의 독서관이 생기는 법이다. 오로지 나 자신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아집에 사로잡힌 사람도 남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법이고, 자신의 주장은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남의 의견에만 끌려다니는 사람도 책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 가야 하는 법이다.

  볼테르는 말했다. '아무리 유익한 책이라도 그 반은 독자가 만든다.'라고. 결국, 책에는 결코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책을 읽은 사람이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이 될 뿐이다.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많은 것을 받아들여라'라고 말한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처럼, 오늘 잠들기 전에 일단 책 한 권을 펼쳐서 순수한 마음으로 읽어보는 거다. 그리고 그 책 속에서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찾아내 보는 거다. ‘돈, 자동차, 집’처럼 물질적인 것도 좋다. ‘행복, 사랑, 우정’처럼 추상적인 것도 좋다. ‘합격, 승진, 해외여행’처럼 어떤 상태를 바라는 것도 좋다. 그 무엇이든 좋다. 그것을 책 속에서 찾아보는 거다. 책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펼쳐 든 순간, 바로 오늘이 내 인생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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