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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Nov 24. 2019

1,000권 읽기) 첫 해 12월 31일을 보내며

讀思作行 : 읽고 생각하고 글로 적고 실천하기

  하룻밤에 목적지를 바꿀 수는 없어도 방향은 바꿀 수 있다.’  - 짐 론


  마흔 살을 코앞에 둔 서른 아홉 살, 12월 중순의 어느 날. 문득 방안에서 눈앞에 보이는 책장을 쳐다봤다. 하나, 둘, 셋……. 한 백 권쯤 되려나? 책의 제목만 봐서는 읽었던 기억만 남아있을 뿐 책의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당연한 듯 생각되었지만 이때만큼은 잠시나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어 왔다고 스스로 생각해 보지만 결국 읽어본 책을 머릿속으로 생각해 보니 기억나는 것은 몇 권 되지 않았고, 그마저도 제목조차도 어렴풋한 기억의 조각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야. 대부분 사람도 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한 해를 마감하는 것도,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그 어떤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마흔이 시작되는 새해 첫날. 나도 모르게 내 마음속에 ‘새해 다짐 ’한 가지가 떠올랐다.

  ‘올 한 해 미친 듯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 그래. 하루 한 권은 어떨까? 좋네. 하루 한 권. 그래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어보자.’

  곧바로 또 한 가지 두려움이, 그리고 주저함이 느껴졌다.

  ‘하루 한 권? 그게 가능해? 한 권을 읽으려면 두 시간 정도 걸리지 않나? 말도 안 되는 짓이야.’

  잠깐 마음속으로 한 포기와 함께 익숙한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그냥 일단 해보는 게 어떨까? 포기해도 문제 될 건 없잖아. 하루에 한 권 읽기. 그냥 읽기만 하면 예전과 똑같은걸. 좋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는 거야.’ 이번에는 진짜 나 자신과의 약속을 다짐했다. 나이 마흔을 맞이하여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진지하게 약속을 했다.


  죽지 않는 한, 진짜로 해보는 거다.’     


  약 한 달 동안 해보니 이제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다. 책 읽는 것도 무의식적으로 최소 하루 30분씩 읽게 되었고, 그렇게 아침에, 점심에, 저녁에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만들어내서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시간을 내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2월에 갑작스럽게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새해에 다짐한 것도 무심한 것인지 갑자기 근무지를 (전라도) 광주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단순히 책 읽는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방식, 살아가는 것 자체가 송두리째 바뀐 것이다.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앞으로 읽게 될 책들을 위해서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한 지 채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찌해야 할 것인가?

  하지만 이 역시 새해의 다짐을 꺾지는 못했다. 나름 한두 달 지내보니 혼자만의 지방 생활이 책 읽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 본격적인 독서와 독서 후기 작성. 절대로 변하지 않는 내 삶의 습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책 읽기에도 프로와 아마추어가 있다고 한다면 이 당시 나 자신의 모습은 독서 초짜이자 아마추어였다. 아직 책을 선택하는 능력도 너무도 부족했기에 오히려 어떤 분야만 고집해서 읽을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 한 권 마음먹고 무조건 책을 읽었고, 그리고 후기를 썼다. 마치 초등학생 일기를 쓰듯이 말이다.     

  막상 해보니 된다. 오히려 책의 분량이 들쑥날쑥 하지만 나름 된다. 어떤 날은 마음먹고 온종일 미친 듯이 여섯 권을 읽은 적도 있었고, 어떤 날은 진짜 한 줄도 못 읽었던 때도 있었다. 그렇게 폭풍 같은 한 해를 보낸 그해의 12월 31일. 이전과는 다른 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루 한 권 책 읽기. 그 책의 내용과 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독서 후기로 그 생각을 적고 나름 작게나마 책을 통한 삶의 변화를 실천하기.

  이것이 바로 讀思作行. 즉 읽고 생각하고 글로 적고 실천하기. 나름의 사자성어와 같은 네 글자가 삶의 새로운 지표가 되었다. 그리고 그해 12월 31일은 첫 한 해 동안 나와의 약속을 지킨 나 자신과 마주했다. 1,000권 읽기를 목표로 시작한 지 이제 한 해를 보냈다. 하루 한 권. 1년 365권. 나는 지금 내 40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1년간의 실천을 해낸 것이다. 나 자신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어느 한순간,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내가 원하는 바대로 성공했을 모습이 오리라는 것은 분명 확실하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자만해서는 안 된다. 나와의 약속은 이제 시작한 것이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은 책이고, 책이 곧 삶이다!

  내 블로그의 제목이자 내 좌우명이다. 그렇다. 삶은 책이다. 내 인생은 내가 쓰는 한 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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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가 실천하고 있는 책읽기를 '생존독서'로 명명하였습니다. 그 독서의 시작은 내가 속한 직업, 즉 나의  '업(業)'과 관련된 '영업/비즈니스/세일즈' 분야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차츰 독서의 영역을 '자기계발'과 '인간관계'로, 나아가 '가족'과 '부자'로 서서히 넓혀갔습니다. 지금도 대략의 이 카테고리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넓이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점과 그에 따라 깊이 또한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죠. 이 방식이 꼭 '옳다, 맞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내 나름의 적절한 독서방법이라고 다른 분들께도 권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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