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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스정 Sep 05. 2022

'그냥'에서 느낀 지혜 : 할 것vs하지 말아야 할 것

Just do it 의 진실, 그냥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지난 20년 간 주름 잡았던 나이키의 슬로건이 있다. 바로 'Just Do it'이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하라는 의미의 슬로건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깨닫는다. 나는 이 말을 지금도 신뢰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말이 자꾸 거슬린다. "그냥 하면되잖아?", "그냥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주변의 말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그냥하면 되는 것일까? 그들이 말하는 '그냥'이라는 말에 내포된 의미는 정확히 무엇일까?



1. '그냥하자'는 말에는 반드시 책임감이 동반된다.

협업하는 과정에서 주변 동료들에게 가끔 '그냥 하면 되는거 아냐?'라는 말을 듣는다. 그럴 때마다 속에서 울화가 치밀기도 한다. '내가 잘못된걸까?'라고 고민한 적도 있다. 왜 그들은 내 일에 대해서 저렇게 쉽게 이야기할까? 간혹 내가 쉽게 해결해서 그렇게 보인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나는 결코 그 일을 '그냥'한 적이 없다. 효율적인 비용집행, 최선의 일정조율, 업무효율을 위한 시간 분배 등 일을 하는데 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사람들은 과정이 아닌 결과를 바라보며, 쉬운 일이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우리는 '그냥 해봐!'는 말에 열광할까?


나이키의 Just Do it에 담긴 의미는 단순히 깊이 고민하지 말고 실행하라는 것이 아니다.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섰다면, 주저하지 말고 실행하라는 의미다. 그리고 확신이라는 것은 '하고자 하는 것'을 반드시 해내겠다는 책임감이 뒤따른다. 간혹 실행력이 강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일단 해봐. 그리고 수정보완하면 되"라고 말한다. 그러나 곰곰히 그 사람들을 바라보면 결코 '그냥' 하지 않는다. 목표한 바를 위해 지식을 축적하고, 실행단계에서 몰입한다. 그리고 강한 의지를 갖고 완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간혹 정말 '그냥'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 또한 최근에 고쳐나가고 있다.) 아무런 목적 없이 진행하는 '그냥'에는 책임감도 느껴지지 않고, 결과를 위한 세부적인 계획도 없다. 또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도 없다. 결국 그 끝을 보면, 손에 쥔 결과 없이 실패만 남게 된다.


이것이 개인 단위라면 실패 과정에서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그냥 하면 안되는구나'를 배우니까 말이다. 그러나 조직, 협업, 프로젝트 단위는 다르다. 그 일에 연관되어진 조직, 사람 수만 여럿이기 때문이다. 여러사람이 함께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 노력, 비용이 개인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다. 또한 해당 결과는 온전히 '내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 된다. 즉, 프로젝트의 실패는 나만의 책임이 아닌 모두의 책임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의 성과를 책임지고 있는 리더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프로젝트, 조직의 리더가 실무자에게 "그냥 해보자", "그냥 하면 되는거 아냐?"라고 말한다면 실무자는 어떤 생각이 들까? 먼저 해당 실무자의 업무 과정과 난이도를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또한 리더가 자신의 업무를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최악은 '리더가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실무자의 성과를 이끌어줘야하는 리더가 '그냥 하자'라고 말한다면, 과연 누가 믿고 따라가겠는가? 그러므로 "그냥"이라는 말에 숨어있는 무게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함께 하는 일에는 더더욱 그렇다.




2. 그냥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 자기 통제하에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냥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없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내린 기준은 '내 통제하에 있는가와 그렇지 않은가'이다. 즉, 혼자 결과에 대해 책임 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다. 결과를 온전히 나 혼자 책임질 수 있다면 그냥 시도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최근 유투브나 SNS, 브런치, 카카오뷰 채널 등과 같이 1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온전히 내 통제 안에서 나의 생각들이 결과물로 만들어지고, 홍보·마케팅, 업로드 등 스스로 비용을 집행이 가능하다. 또한 (아직까지는) 결과에 대해 온전히 나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것들이다.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결과물까지 책임질 수 있는 일이라면 '그냥' 이라는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직장인 중 몇 명이나 자신의 업무에 '그냥'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심지어 기업의 오너 조차도 '그냥'이라는 단어의 무게감,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너를 바라보는 구성원, 조직의 리더들, 구성원들의 가족 등 많은 이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에서 우리의 업무 성과는 알게 모르게 동료·팀·조직·회사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내 업무 결과는 반드시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혹은 타인의 업무에 대해 '그냥'이라는 말을 손쉽게 갖다 붙인다. 때론 내 스스로도 과신하며 '그냥 하면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자. 과연 나는 회사에서 온전하게 내 통제 하에 책임지고 있는 것들이 있는가? 만약, 내가 업무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당장에라도 옷 벗고 나가야 하는 상황인가? 그렇지 않은데 과연 '그냥'이라는 말을 그렇게 손쉽게 할 수 있을까? 또한 타인에게도 '그냥 하면 되지 않아?'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이 그 업무에 얼마나 열정과 노력, 시간을 들였는지 혹은 들일 것인지에 대해 알려고 한 적이 있을까? 그들의 결과가 지지부진 했을 때, 내가 책임져 줄 각오가 되어있는가?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우리는 '그냥' 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


관계 속에서, 직장 생활 속에서 그냥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왜? 모든 것을 본인이 책임져줄 수 있고,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니까. 그러므로 그냥이라는 말이 가진 무게감을 우리는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3. 정말 '그냥' 하는 사람들의 특징

정말 그냥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첫 째, 목적이 불분명해 전달력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실행 과정에서 '왜 이것을 하는가?'에 대해 목적이 불분명하다. 목적이 불분명하면 자연스럽게 전달력이 떨어져, 함께 하는 이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다. 만약 이 경우, 해당 인원이 리더라면 '강압'적으로 일을 진행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구성원들의 불만은 자연히 생겨나고, 결과는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 반면 구성원이라면, 결국 도중에 누군가에 의해 실행하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둘 째,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본인이 '그냥'하게 되면, 당연히 타인들도 '그냥'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나는 '그냥' 할 수 있지만, 타인은 자신 만의 계획·업무 등이 있다. 또한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할 수 없다. 더군다나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만약 이 경우, 정말 그냥하는 사람은 '쟨 부정적인 애야', '실력이 그렇게 없나?'라며 타인을 무시하거나 깔보게 된다. 또한 그냥 하는 사람들은 함께 하는 타인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결과, 본인의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내가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약 실패하면 '그냥 해본거니까~'라며 해당 인원들이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셋 째, 전체적인 일정과 결과를 공유하지 않는다. '그냥'한 일로, 계획과 원하는 결과의 모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가로 본인 스스로도 자신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일정(계획)이 공유되지 않으면, 함께 하는 이들은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아무일도 안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발생하며, 비용과 인력에 누수가 발생한다. 또, 중간 과정에서 결과의 모습을 공유하지 않는다. 함께 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어디까지 왔는지 실시간적으로 볼 수 없고, 무엇에 기여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다양한 사람이 협업하는 과정에서 중간 중간 결과에 대한 과정 공유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덕지 덕지 붙은 누더기 같은 결과들이 나오게 된다. 분명한 개선이 이뤄져야 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결과만 만드는게 된다.



나조차도 "그냥"이라는 말을 많이한다. 그러나 스스로 돌이켜보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이었는가를 실감한다. 세상에 그냥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과 노력을 써서 '혼자'하는 것 외에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 1명이라도 나와 연결되어진 일이라면,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그냥'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므로 지금 타인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그냥' 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


"나는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지금 일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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