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뱁새가 황새 쫓다 가랑이 찢어진다

(완료)

by 윤본
스크린샷 2025-08-17 오후 1.09.33.png

많이 들어본 말이죠? 인생을 살아가면서 흔히 가질 수 있는 무리한 욕심이나 지나친 도전 등을 사뭇 경계하라는 의미로 사람들 입에 매우 많이 오르내리는 속담입니다. 다른 이가 부러워 보여 사실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일인데도 무리하게 추진해서 큰 낭패를 보는 일을 우리는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무언가를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맥 빠지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측면 보다는 주관 없이 남만 쫓는 사람들을 향하는 쓴소리에 더 가깝다 할 수 있겠습니다.


1980년대 초등교육을 받고 자란 저희 세대는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 1등이 되기 위해 일률적으로 경쟁하는 그런 교육 시스템 안에서 자랐습니다. 60명이 넘는 콩나물 시루 같은 국민학교 교실에는 학교 공부 잘하는 1등 아이가 반 친구 모두의 부러움을 한데 받았고, 아이의 부모 또한 으스대며 치맛바람 기세가 등등하던 시절이었죠. 이러한 분위기는 중고등학교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희 반에는 다른 곳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꽤 있었습니다.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거나, 축구나 농구 등 체육시간이면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공부는 그닥이지만 외국 가수나 팝송 정보는 그 누구보다도 줄줄 꿰고 있던 매우 특출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그러한 시스템 안에서는 특별한 주목이나 존중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했고, 같은 수학 수업을 들어야 했으며, 같은 시험지로 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높지 않은 성적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맨날 딴짓만 하니까 성적이 이 모양 아니냐"라며 아이들이 가진 특별한 재능까지도 폄하시키기도 했었죠.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아이들의 면면을 살피고 그들이 가진 재능을 인정해주는 부분이 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스카이, 인서울을 외치며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많은 주변의 어른들을 보면 사회의 획일화 되고 편파적인 시선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연히 알게 된 싱가포르의 중고등 교육제도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기에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적극 옹호하는 입장도 아니지만, 평소 제가 가지고 있던 아이들의 획일화된 경쟁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정책으로 보여 매우 반가웠습니다. 싱가포르 초등학생들은 전체 6년 과정을 한국과 마찬가지로 모든 아이들이 동일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졸업할 시점에 국가에서 주관하는 초등학교 졸업시험을 치르게 되죠


시험 결과에 따라서 아이들은 명문 중학교를 가기도 또 일반 중학교를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학교 내에서도 다양한 코스의 실력에 맞는 수학 과정을 겪게 됩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주니어 칼리지라 불리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고, 폴리테크닉이라는 전문 직업 기술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같은 목표를 위해 쓸데없는 강요와 무리한 경쟁을 부추기는 시스템으로부터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 보입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속한 그룹에서 건강한 경쟁을 이어갑니다. 몇몇 폴리테크닉 과정은 주니어 칼리지 과정보다 입학 수준이 높은 경우도 종종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 각기 다른 그룹의 아이들이 서로 이해하고 어울리는 모습이 매우 흐뭇합니다. 다른 의미에서의 다양성을 중고등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죠.


'그 회사는 연봉이 그것밖에 안 된대?'

'승진도 했는데 작은 외제차 정도 사도 되지 않을까?'

'명품 시계 정도는 하나 정도 있어야 하니, 중고로라도 한번 알아봐야겠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벌이가 너무 궁금했고, 그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좋아 보였고, 가지고 있는 명품들이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씩 사보기도 하고, 돈이 여의치 않으면 중고로 구입해 보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레 어깨도 더 당당해졌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더 호감을 주는 것처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만족감도 잠시, 급격히 줄어드는 통장 잔액과 동시에 아내의 한숨 또한 깊어졌습니다. 결정적으로 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실제 생활은 곧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했죠. 맞지 않는 것들은 과감히 포기하기 시작했고, 진짜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더욱 깊게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제 정성을 쏟고, 돈을 들이는 방향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솝 우화 중에 유명한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있습니다. 토끼가 자신의 빠른 속도만 믿고 게으름을 피우며 낮잠을 자다가 결국 느림보 거북이에게 경주를 패배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우화에서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훌륭한 교훈을 주고 있죠.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토끼와 거북이가 똑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다른 생김새와 신체 구조, 그리고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진 너무도 다른 두 존재를 같은 출발선, 같은 루트, 같은 결승점에서 경주하도록 하는 모습은 어쩌면 그 경주판을 만드는 이의 정말 큰 판단 착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토끼는 토끼들끼리, 거북이는 또 거북이들끼리, 서로 다르지만 각자의 행복을 찾아 즐거운 경쟁도, 또 아름다운 양보도 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것이 어쩌면 우화에서도, 우리 인생에서도 더욱 아름다운 그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A Sparrow Cannot Become a Stork: Lessons in Authentic Living"

This personal essay explores the Korean proverb "뱁새가 황새 쫓다 가랑이 찢어진다" (literally: "A sparrow chasing a stork will tear its crotch"), which warns against pursuing goals beyond one's natural capabilities or mimicking others without understanding one's own strengths. The saying cautions against the dangers of blind ambition and encourages authentic self-awareness.


The author reflects on growing up in Korea's hyper-competitive education system of the 1980s, where all students were forced into uniform academic competition regardless of their individual talents and interests. Drawing parallels with Singapore's more diversified educational approach, the essay critiques the one-size-fits-all mentality that suppresses unique abilities in favor of standardized achievement.


Through honest personal anecdotes about material desires and financial missteps—chasing expensive cars and luxury items to match others' lifestyles—the author illustrates how easily we can fall into the trap of pursuing inappropriate goals. This journey leads to a profound realization about authentic happiness and personal values.


The essay concludes with a fresh interpretation of Aesop's "The Tortoise and the Hare," questioning whether forcing different beings to compete on the same track is inherently flawed. Instead, the author advocates for celebrating diversity and allowing each individual to find their own path to fulfillment, suggesting that true wisdom lies in understanding and embracing our authentic selves rather than blindly following others' footsteps.

keyword
작가의 이전글59. 밥먹을때는 개도 안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