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 동안 주방장이 마신 우리술은
반갑습니다.
<월간 주방장>의 주방장입니다.
월간 주방장은 독자 여러분께 제가 한 달 동안 마신 우리술을 편하게 소개해드리는 자리입니다.
혹시 '월간 윤종신'이 떠오르셨나요? 네, 맞습니다.
매달 새로운 노래로 찾아오는 그의 음악처럼, 주방장은 매달 새로운 우리술로 여러분을 맞이하겠습니다.
음악만큼이나 감미롭고 행복을 주는 우리술을 간단한 정보와 평가 그리고 음식 추천을 곁들여 소개합니다.
무더웠던 8월 한 달 동안 제가 어떤 우리술을 마셨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주방장도 처음에 이 막걸리를 집어 들었을 때, '장수막걸리'인가? 생각했지만, 서울생주조에서 만든 생탁주였습니다. 잡은 김에 옆 살균막걸리 쪽을 보니 '웬걸, 살균탁주도 같이 있네' 싶어서 두 가지를 모두 맛보게 되었습니다. 초록병의 생탁주와 엷은 노란색의 살균탁주입니다.
라벨링 이야기가 나왔으니, '서울장수와 서울생주조' 두 제조사의 생탁주를 간단하게 비교해 볼까요? 서울生막걸리는 장수막걸리에 비해선 덜 달고 밍밍하지만, 탄산이 조금 더 있는 편입니다. 서울生막걸리의 생/살균 막걸리는 주재료나 부재료도 모두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인위적으로 넣은 탄산 정도 차이에 따른 맛의 다름인 것 같네요.
# 정보
식품유형 생탁주 / 살균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 900ml
재료 정제수, 쌀(국내산), 팽화미(국내산) / 정제수, 쌀(국내산)
기타 이소말토올리고당, 구연산,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 식음료탄산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10일 / 6개월
구매처 E사 대형마트
# 코멘트
생탁주는 뒷맛이 떫떠름하고 텁텁한 것에 비해, 살균은 청량감이 있어 가볍게 마시기 좋고 깔끔합니다. 생탁주 보다 부족한 무언가는 살균에 탄산을 주입해 심심함을 '톡'쏘는 맛으로 해결하려한 듯 하네요. 생탁주는 살균보다 청량감이 덜해 단맛과 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막걸리 모두에 들어가 있는 구연산에 특유의 신맛이 있습니다. 서울 장수 집으려고 카트에 담았더니, '서울생막걸리'였다면 기왕 집으시는거 살균탁주까지도 함께 집에 들고와서 비교해보면서 마시는 건 어떨까요?
# 어울리는 음식 개인 기호대로 함께하면, 어느 음식과도 좋을 가벼운 막걸리에요. 큰 부담 갖지말고 냉장고를 열어서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해도, 그리고 식당에서 매일 먹던 막걸리 대신 골라보아도 괜찮아요.
처음 출시했을 때 지인들과 함께 마셔보고, 월간 주방장을 준비하며 두 번째 마셔봤어습니다. 고과당이 들어있어 많이 달지 않을까 싶지만, 주방장이 생각하기엔 담은은 은은한 단맛과 기분 좋은 산미가 매력적인 조화를 맞추고 있어요. 끝 맛으로는 아침햇살과 같은 담백한 쌀맛으로 혀를 한 번 감싸주네요. 살균이 아닌 생이기에 병입 후 언제 마시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다를 수 있겠습니다. 주방장은 가장 적당한 10일 후에 마셨는데 딱 좋았답니다.
# 정보
식품유형 생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재료 정제수, 쌀(국내산), 입국, 효모
기타 고과당, 정제효소제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H사 대형마트
# 코멘트
잘 섞게 되면 우유처럼 깔끔한 유백색을 띄며, 잔에 따를 때부터 생크림이 꿀렁꿀렁 나오듯 진득한 텍스쳐임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입에서 처음 느껴지는 맛과 향은 바나나 그리고 풍부한 과일향으로, 적당한 단맛과 크리미함이 입안에서 행복한 춤을 추네요. 생각보다 주변 어른들께서 좋아하시네요.
# 어울리는 음식 기름진 음식 중 튀김이나, 디저트처럼 상큼한 과일과도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해요!
주방장은 잘 모르는 와인을 골라야만 할 때에는 라벨이 마음에 드는 것을 우선으로 결정합니다. 맥주는 디자인 및 구성 성분들을, 그리고 막걸리는 품질인증 마크의 유무를 우선시 합니다.
그리하여 이번에 고른 막걸리는 경기도 안성시의 안성마춤 쌀로 빚었으며, 국산 농산물과 위생 등을 인증하는 품질인증인 골드라벨을 받은 안성마춤生막걸리입니다. 쌀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생쌀발효법을 사용하여 빚었으며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호 송절주 기능보유자인 이성자 명인이 빚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한 번 마셔보겠습니다.
# 정보
식품유형 생탁주
알코올 6%
내용량 1,000ml
재료 쌀15.915%(경기안성마춤쌀100%), 밀
기타 올리고당, 젖산,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E사 대형마트
# 코멘트
처음 마셨을 때 느낌은 전반적으로 단맛이 강했고 뭔가 부자연스러운 맛이랄까요. 이어 바디감 또한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대체적으로 750ml를 기본으로 판매되는 막걸리에 비해 1,000ml인 이 막걸리는, 아마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했기에 큰 용량을 택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탄산은 생각보다 적은 편으로, 청량감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크게 좋아할 것 같진 않네요. 호불호가 있을 막걸리입니다.
부자연스러웠던 신맛에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는 기회가 된다면 이정자 명인이 만든 송절주* 한 번 마셔보겠습니다.
송절주* : 소나무 마디를 삶은 물로 빚는 술
# 어울리는 음식 부자연스러웠던 신맛을 눌러줄 아삭달콤한 무생채 어떤가요?
여기서 주방장의 무생채 만들 때 팁은 기호대로 완성된 무생채에 전 날 물엿을 위에 부어주면 보쌈집의 쫀득달콤한 무생채 완성입니다.
2012년 우리술품평회 생막걸리 부문 대상을 타며, 혜성처럼 등장한 막걸리가 바로 산천어 막걸리입니다. 단순히 물 맑고 공기 좋아 화천이라는 멀디 멀은 곳에서 양조장을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유통과정이 어려워 구하기 어려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동네 주변 가게들에서도 종종 마주하곤 합니다.
처음 주방장의 단골 가게에서 마실 때, 사장님이 어려운 술 구했다며 자랑한 기억이 스믈스믈 떠오르네요. 집 앞 대형마트에서 구매했으며, 강원도 화천의 맑은 공기와 물이 술맛의 비밀이라는 막걸리입니다.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재료 물, 팽화미(쌀/외국산)
기타 설탕, 아스파탐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N사 대형슈퍼
# 코멘트
강원도 화천하면 산천어! 이지만 이 막걸리에 산천어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비린내 나는 막걸리는 상상하기도 싫네요. 시원해 보이는 병의 이미지는 사이다를 연상시켰지만, 산천어 막걸리는 사이다보다는 밀키스에 가까워웠습니다.
한 주의 숙성과정을 거친 덕분인지 적당히 오른 산미는 술의 밸런스를 한층 높여줬습니다. 적당한 탄산에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지며, 목 넘기는 맛이 부드러워요. 탄산함량이 높다고 하지만, 주방장이 마신 때에는 탄산보다 부드럽고 달콤했습니다.
# 어울리는 음식 구운 두부와 갓김치가 생각나는 건 왤까요. 데친 두부가 아니라, '구운' 두부입니다.
신평양조장은 오래되고 저명한 양조장 중 하나로 1933년부터 당진의 우수한 쌀인, 해나루쌀을 이용해 술을 빚어오는 막걸리 명가입니다. 처음 접했을 때는 Snow라는 이름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아 이게 유명한 백련 생막걸리구나' 싶었어요. 알고보니 제대로 된 제품명의 이름은 '백련 생막걸리 Snow', 그리고 Misty가 있습니다.
Snow라는 이름답게 쌀막걸리치고 새하얀 순백의 이미지입니다. 라벨지를 자세히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재미난 요소가 될 것 같아요. 선비들이 연꽃 위에서 벗과 술을 나누는 그림부터 간단한 설명들, 맛있게 마시는 법 등이 적혀있으니 가볍게 참고해보는건 어떨까요?
# 정보
식품유형 생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재료 백미(국내산), 팽화미(국내산)
기타 연잎(국내산, 0.025%), 아스파탐, 구연산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20일
구매처 H사 대형마트
# 코멘트
백련 그리고 눈(snow)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맑은 하얀색의 이 술은 은은하고도 달콤한 향이 나고 신선한 식물향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탄산감 제법 있는 편이지만, 깔끔하며 목을 넘기는 무게감도 있습니다. 단 정도에 비해 높은 산도는 주방장에게 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깊고 균형을 잘 갖춘 막걸리라 생각하며, 보급형 제품이라고 말하는 Snow가 이정도인데 보다 깊은 맛을 지닌 프리미엄 Misty는 어떨지 더 궁금해지네요. 주방장이 조만간 마셔보고 코멘트를 올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어울리는 음식 매운 갈비 김치찜. 매운 음식 그리고 바디감 풍부한 막걸리는 절대 추천 조합입니다. 실패할리 없죠.
대전 사람이 아니라면 낯설 수 있는 유성별 막걸리가 이번 9월에 소개할, 주방장이 이달에 마신 6번째 막걸리입니다. 이름보고, '아 대전 유성에서 만든 막걸리구나' 싶고, 새하얀 플라스틱 병에 검정 라벨지, 그리고 노란색으로 새겨진 이름은 제법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주방장도 한 병 집어들어봤습니다.
특이하게 'Cold Brew공법 적용'이라는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양조장에서 어떻게 이 공법을 적용했을지는 주방장 역시 궁금하네요. 맛에서는 더치커피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고 깔끔하면서도 맛과 향이 살아있어서 더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막걸리입니다.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5%
내용량 750ml
재료 정제수, 쌀(국내산), 찹쌀(국내산)
기타 올리고당,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H사 대형마트
# 코멘트
대전시 유성구에서 따온 '유성', 그리고 '별'. 별처럼 톡톡 튀는 맛을 기대하셨다면 조금은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드러움에 알코올 역시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 계속 마시다보면 정말 별을 볼지는 또 모르겠네요. 전반적으로 맛은 깔끔하고 밀키스 정도의 탄산을 띄고 있으며 목넘김이 부드럽습니다.
# 어울리는 음식 수육 그리고 김치. 이 안주와 함께라면 오늘 밤은 별을 원없이 볼 수 있겠어요.
봉평하면 메밀, 그리고 메밀막국수. 주방장이 봉평에서 시켜먹었던 메밀막국수는 맛있게 먹고 원산지를 물어보니 외국에서 수입하는 메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응? 곳곳에 널린게 메밀인데'라는 생각과 함게 '봉평 메밀 생막걸리'는 어떨까 하고 보니 국내산 메밀 5%.
# 정보
식품유형 탁주
알코올 6%
내용량 750ml
재료 쌀(국내산), 소맥분(수입), 메밀(국내산)
기타 아스파탐(합성감미료), 스테비아(천연감미료), 올리고당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30일
구매처 H사 대형마트
# 코멘트
메밀의 구수하고도 씁쓸한 맛을 기대하셨다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다른 첨가 막걸리들에 비해 5%의 국내산 메밀은 높은 편입니다. 병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메밀향은 희미하게 느껴지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막걸리향입니다. 그래도 기타 첨가물이 들어간 것에 비해선 적당하게 단 정도네요. 더 코멘트를 적고 싶긴 하지만 크게 특징이 없는게 특징입니다.
# 어울리는 음식 메밀 막걸리에서 부족한 메밀 맛을 대신해줄 메밀전병, 어떤가요?
<월간 주방장>의 첫 시작인 만큼, 8월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우리술을 시도해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장원(베스트 우리술)은 담은, 차석(2% 아쉬운 우리술)은 안성마춤생막걸리 입니다.
하지만 순위는 중요하지 않아요.
모든 것은 주방장의 주관적인 소견일 뿐이니 여러분의 순위를 한 번 매겨보는건 어떨까요?
더 맛난 우리술들로 찾아올게요.
다음 달에 다시 만나요.
* 우리술 정보에 <구매처>를 적은 이유는 여러분 주변에서 우리술을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특정 대형마트나 판매처와 전혀 관련 없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