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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hn Yoon Mar 18. 2018

아몬드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캘리포니아의 진정한 봄소식은

3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야생화로부터 시작됩니다.


남쪽의 엔자 보레고와 

쟈수아 트리 국립공원, 그리고

워커 캐년의 야생화는 3월초부터 시작되죠.


위의 지역에 이어서

베이커스필드와 알빈, 카리조 평원,

그리고 랭캐스터의 야생화가 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들 야생화가 피기 전에도

캘리포니아는 대규모의 꽃 향기가 진동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2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 아몬드 향기입니다.


2018년 현재

아몬드의 최대 생산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센츠럴 밸리 지역입니다.


센츠럴 밸리는

남가주와 북가주 사이에 위치한

광활한 평원지대를 지칭하는 말인데


한인들은 보통 중가주라는 

한국식 표현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2016년의

전 세계 아몬드 생산량은

약 320만톤이었는데 그 가운데 

미국 생산량이 약 200만톤으로서

전체 생산량의 63% 가까이 됩니다. 


미국 아몬드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한다는 말은 좀 과장된 말입니다.  


미국의 아몬드 생산량은

세계 2위인 스페인보다 약 10배나 많으며


세계 2, 3, 4, 5위의 생산량을 

모두 합한 것보다 약 4배나 더 많습니다.


미국의 아몬드는

센츠럴 밸리의 최남단인 알빈부터

최북단인 블러프까지 약 400마일(640km)에 걸쳐 경작됩니다.


2016년 미국 아몬드의 생산량은

약 200만톤이었는데 이는 4톤 트럭으로 

50만대에 실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아몬드의 원산지는

인도 북부와 지중해 연안 지역인데


캘리포니아의 아몬드는

18세기에 스페인 선교사들이

미국으로 건너올 때 가져온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문헌상으로

아몬드에 대해 언급된

가장 오래된 역사는 기원전 

약 1,500년경부터 시작됩니다. 


약 3,500년 전에 기록된

구약 성경의 민수기 17장 8절에 보면

“아론의 지팡이에 살구 열매가 열렸더라”고 했는데


한국어 성경의 이 살구 열매가 

원문에는 almonds로 나와 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할 당시에 

한국에는 아몬드가 없었기 때문에

아몬드와 비슷한 살구 열매로 번역한 것이죠.


캘리포니아의 아몬드는

오렌지와 포도 등과 더불어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농산물로 알려져 있는데


아몬드 나무는

과일 나무 가운데서도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나무라서


물이 부족한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몬드 생산 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고민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2017년의 경우

캘리포니아에서 사용된

전체 물 사용량의 약 10%가 

아몬드 과수원에 사용될 정도로 


아몬드 경작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물이 소비됩니다.


아몬드에는

철분과 칼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E와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건강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소비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경제 성장과 더불어

중국 사람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캘리포니아의 아몬드 경작지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죠. 


2017년의 경우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아몬드는

약 30%가 미국 국내에서 소비되고


나머지 70%는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로서는 아몬드가 효자식품인 셈이죠.  


센츠럴 밸리의 남단인

베이커스필드 지역의 경우


아몬드 꽃은 

2월 20일 경부터 피기 시작하여

지역에 따라 3월 초순까지 계속됩니다.


올해 2018년은

아몬드 꽃이 피기 직전까지

날씨가 따뜻했다가 꽃이 필무렵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서 냉해를 입은 지역이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아몬드 생산은

냉해로 인해 예년보다 약 14%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꽃의 경우

플라워(flower)라고 말하지만

복숭아, 아몬드 등의 과수나무 꽃은

블라섬(blosssom)으로 불리워집니다.  


센츠럴 밸리의 중심인 프레즈노 일대엔 

아몬드와 오렌지 나무가 심기워져 있는 수십 마일의 

블라섬 츠레일(Blossom Trail)로도 아주 유명합니다. 


아몬드 필드에 들어서면

라일락 향기나 오렌지 향기처럼

그 진한 꽃 향기에 넋을 잃고 맙니다.


캘리포니아의 

아몬드 필드는 워낙 광대하여

옛날 우리네 동구밖 과수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습니다.  


아몬드 나무에

꽃이 너무 일찍 피었거나

혹은 너무 많이 피었을 경우


아몬드 열매가 부실해지지 않도록

일찍 핀 꽃을 낙화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눈송이처럼 날리며

떨어지는 꽃잎을 지켜보는 것도 장관입니다.


활짝 피었던 아몬드 꽃은

1주일이 지나면서 순차적으로 

낙화하기 시작하고 2주 후엔 대부분 떨어집니다. 


아몬드 꽃이 떨어질 무렵

아몬드 필드는 마치 눈이 온 것처럼

하얀 아몬드 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아몬드 꽃이 질 무렵에

아몬드 과수원 길을 걸어보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몬드 꽃이 지고나면

곧 이어서 아몬드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죠.


아몬드 꽃이 필무렵,

혹은 아몬드 꽃이 질 무렵에

아몬드 필드를 촬영한다는 것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겐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 서부 사진 출사 문의: power12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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