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에서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는
각 주를 대표하는 폭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폭포가 있다면
그것은 요세미티 폭포일 것이다.
비록 아름답지는 않지만
높이와 웅장한 면에서 요세미티 폭포는
캘리포니아의 다른 폭포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캘리포니아에 요세미티 폭포가 있다면
오리건주에는 멀트노마(Multhnomah) 폭포가 있다.
멀트노마 폭포는
오리건주의 수많은 폭포 가운데
가장 늘씬하고 가장 아름다운 폭포라 할 수 있다.
늘 푸른 주(Evergreen State)인
워싱턴 주에도 이들 주에 못지 않은
멋있고 아름다운 폭포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그 폭포가 바로 펄루스 폭포(Palouse Falls)이다.
펄루스 폭포는
펄루스 밀밭 지역에서 멀지않은
Palouse Falls State Park 안에 자리잡고 있다.
펄루스 폭포는
높이가 약 60m)인데
길이 167마일(약 269km)의
펄루스 강(Palouse River) 하류에 위치해 있다.
펄루스 폭포는
어퍼 펄루스 폭포(Upper Palouse Falls)와
로어 펄루스 폭포(Lower Palouse Falls)로 나누어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폭포는
어퍼가 아닌 로어 펄루스 폭포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로어 폭포까지 내려갈 수 있었으나
빈번한 사망 사고로 인하여 길은 영구 폐쇄되었다.
펄루스 폭포는
그 생성 과정에 있어서
지질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지질학자들은
펄루스 폭포의 생성이
오랜 세월 동안의 풍화와
침식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 지질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질학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워싱턴 대학교수 하렌 브레츠(Harlen Bretz)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약 100 여년 전부터
지질학자들은 펄루스 평원과
펄루스 캐년 주변의 특이한 지형인
scabland(화산 용암지대)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 지역은
광범위한 현무암층 위에
얇은 토양이 덮여 있는데다가
현무암층에 수로(Channeled Scablands)가 있었기 때문이다.
Channeled Scablands 라는 말은
하렌 브레츠가 그의 논문에서 발표한 용어로써
대홍수로 인하여 생긴 “수로가 난 화산 용암지대”라는 뜻이다.
펄루스 일대를 비롯한
그랜드 쿨리 지역이 바로 이러한
Channeled Scablands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질학자들은 이 수로가
빙하 시대에 물의 흐름으로 인해
오랜 세월에 걸쳐 생성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이러한 동일과정 가설은
수십 년 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동일과정 가설은
현재와 같이 과거에도
동일한 상태의 침식이 있었다는 가설이다.
이러한 가설이
틀렸다고 생각한 하렌 브레츠는
1923년에 동일과정설의 가설은 오류이며
펄루스 캐년을 비롯한
워싱턴 동부의 Channeled Scablands 지형은
대격변(catastrophe)에 의한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대다수의 지질학자들은
브레츠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것이라 생각하여
그의 주장을 무시하며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브레츠는
이에 굴하지 않고
수 십년 동안 끊임없이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논문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그러자 브레츠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를 무시하지 못한 반대편의 학자들은
브레츠의 주장이 잘못 되었다는 반대 논문을 내기 시작했다.
이 싸움은 처음부터 다윗(브레츠)과
골리앗(나머지 모든 지질학자들)의 싸움으로
하렌 브레츠(Harlen Bretz)가 훨씬 불리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하렌 브레츠는 끈질기게
동일 과정설의 가설이 틀렸다는 사실을
지질학적으로 조목조목 하나씩 반박했고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지질 탐사로 증명하기 시작했다.
후에 브레츠는
그동안의 자신의 연구를 종합하여
워싱턴 주의 화산 용암지대는
미줄라 대홍수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말하자면 펄루스 캐년은
수백 만년 동안에 서서히 형성된 것이 아니라
미줄라 대홍수에 의해 불과 수일 만에 형성되었다는 파격적인 주장이었다.
동일과정설을 신봉하는 학자들은
편견에 사로잡혀서 브레츠의 주장을 무시했지만
브레츠는 펄루스 폭포와
펄루스 리버 캐년을 비롯한
그랜드 쿨리와 워싱턴주 동부 일대는
미줄라 대홍수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1923년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이 논쟁은 30년 이상 계속되었다.
그런데 지질학계의 이 논쟁은
1940년대 부터 브레츠의 동조자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대세가 브레츠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브레츠를 반대하던 학자들도
그의 주장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증거들이
연구를 통해 속속들이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1979년,
미국 지질학 협회에서는
브레츠의 노고와 권위를 인정하여
미국 지질학계의 노벨상과 같은
지질학 최고의 상인 펜로즈(Penrose) 메달을 수여했다.
이로써
하렌 브레츠와 반대자들 사이에
펄루스와 그랜드 쿨리의
지형 형성에 대한 수 십년 간의 논쟁은
하렌 브레츠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오늘날 펄루스 폭포 일대는
지난 세기의 지질학자들이 생각했던
오랜 세월에 걸친 풍화와 침식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하렌 브레츠가 주장했고
모든 지질학계가 마침내 동의했던 것처럼
미줄라 대홍수에 의해 순식간에 형성된 것이다.
이것은
그랜드 캐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치이다.
콜로라도 강이
오랜 세월 동안 흐르면서
그랜드 캐년을 깎아 만든 것이 아니라
대홍수에 의해
순식간에 그랜드 캐년이 만들어지고
그 그랜드 캐년 안으로 콜로라도 강이 흐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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