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러다 바닥에 닿겠네 끌리겠네
물먹은 봄하늘 무겁게 부풀어 내려앉더니
검은 빗물 서늘하니 짜내고야 맙니다
유리창 뒤에 잠복해 암만 훔쳐보아도
해가 뜨는지 지는지 봄이 제때 오는지 마는지
겨울새도 들락날락 귀향을 하는지 마는지
시간도 계속 갈 길 가는지 섰는지 버정대는 오늘인데
월요일 오후가 마침내 일손 떼고
흥건히 뱃살 내어 드러누운 사정이 이러하다니
괜히 딱한 애 걷어차지 말고 가만 젖게 놔둡시다
저는요
지난겨울부터 한자리에 가구처럼 틀고 앉아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지만요
오늘은 책상 위에 얹은 머리도 손가락도
자꾸 일감 던져두고 애먼 이야기 위로 달아나서요
저는요 어쩔 도리 없이 하루 쉬었다 갈랍니다
봄을 부르려면 농땡이도 부리고 파업도 좀 해야 하는 것입니다
원래 동물들은 그러합니다 그리 삽니다
눈치껏 꾀병도 내고 배짱도 부리면서요
봄이 올 때는요 풀이나 꽃이나 벌레나 바쁜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