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悲歌)

by 후안

비가 오다.

다시 가다.

또 뿌리다. 그러다 말다.

다 시詩로 돌아오다.

기억의 뿌리. 적시다.

더럽다. 날씨.

네 말씨. 맘씨.

흐리다. 차갑다.

기억의 얼룩. 엿같이. 쩍쩍 들러붙다.

곰팡이 같은 시詩 툭 툭 피어나다.

차마 포자布字되지 못하고 다시 슬퍼 죽다.

그냥 조용히 지우다.

다시 웃다.


배때기 찔린 가을 하늘.

목도 잠깐 못 축일,

백 날을 썩혀도

술 한 방울 못 될,

쓸모없는 비가,

피습당한 피가,

내 마당에

뚝.

뚝.

뚝. 뚝.

다시 떨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