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관—관—관 (官—管—關—棺)

by 후안

벽 안으로 물 흐르는 소리

오관이 온 구멍을 열어제껴 잠을 깨면

똥항아리 올라앉은 무관의 제왕에게

일분일초에서 천년만년까지

불길하고 또 불결한 아침이 시작되고


아직 여물지 않은 불행의 물알들

싸늘한 오늘의 표면에 결로 맺혀

거대한 수맥으로 일백 층을 관통한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물인가.


관계없는 것들의 상관관계

친계 맺은 것들의 무관계


모든 피브이시 파이프들은

세상 엉뚱한 곳으로만 이어져

오늘 아침 내 천장 위로 통통 물 떨어지는 소리

내 얇은 벽 속으로 너의 똥통 비워지는 소리

허망한 환성과 침묵을 간헐히 반복하고.

구리쇠 품은 성난 전선들이 회벽을 뚫고 나와

허기진 악령처럼 내 목을 휘감고

내가 없어야 할 곳으로 자꾸만 끌고 가는 아침.


내가 달아나 몸을 숨긴 곳은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들만 가득한

세상 모든 책들로 쌓아올린 벽감의 육면체.

병든 시인의 시든 시집에서

독기 맺힌 시어들의 부스럼을 털어내어

한 움큼 숨가쁘게 기관호흡하고.

나는 오늘 아침

시름시름 열병을 끌어안고

또 한 번 순장하여 누워만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