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으는 법을 배우는 새에게

by 앙티브 Antibes


언제 올지 모르는 날을
사람은 자꾸 멀다고 부르지만,
새벽은 늘
가장 깊은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제 이름을 꺼내 놓는다.


그러니 너무 오래
밤의 표정을 믿지는 말자.
구름이 낮게 드리운 날에도
하늘은 하늘의 푸름을
끝내 잊지 않으므로.


이 거리 위를 스치는 바람은
아직은 차고
아직은 낯설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계절은 늘 먼저 마음을 갈아입는다.


무너진 다짐들 위에도
풀은 다시 돋고,
한 번 꺾인 빛도
창가에 닿을 때는
더 부드러운 금빛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늦게야 배운다.


오늘도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
혼자 길을 걷는 너,
발밑의 그림자가 길다고 해서
네 안의 해까지 저문 것은 아니다.


네가 품은 푸르른 꿈은
쉽게 부서지는 유리 같은 것이 아니라,
겨울 강 밑에서도
끝내 흐름을 멈추지 않는
물의 오래된 심장 같은 것.


그래서 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너를 부르지 않으려 한다.


두려움은 두려움대로 두고도
사람은 끝내
한 걸음의 빛을 배워 가는 존재이므로.


저 파란 하늘 위를 보아라.
아직은 낮고 서툰 날갯짓일지라도
바람은 어린 새를 밀어내기보다
조금씩 등에 얹혀 주는 손길에 가깝다.


넘어진 자리마다
보이지 않게 깃털은 여물고,
떨리는 가슴마다
작은 하늘 하나씩
푸르게 자라고 있다.


그러니 오늘의 너는
길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날으는 법을 배우는 중인
작은 새 한 마리.


아직 오지 않은 그날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시 일어서는
너의 무릎 곁에서부터 시작되고,


언젠가
우리 머리 위로 뜨거운 태양이 떠오를 때,
새로운 바람이 이 거리 위를 지나갈 때,
가장 먼저 빛나는 것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은
너의 조용한 날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