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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Nov 13. 2024

너의 성장이 유난히 아프네

마냥 무너져있으면 어떡해. 이불 걷고 일어나서 환기도 좀 시키고 청소도 좀 하자. 밥도 챙겨 먹고. 비타민 안 먹은 지 오래됐지. 그대로 남아있네. 누구한테 시위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망가져 있으면 뭐해. 약은 그만 줄이고.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니까. 잠을 하도 자서 더 아프겠다.


네가 좋아하는 떡볶이라도 먹으러 갈래. 아님 요 앞 카페에 신메뉴 나왔다던데 디저트라도 먹으러 가볼래. 어제는 얼마나 울었어. 얼굴이 말이 아니네. 너를 아끼는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야지. 하기야 더 이상 힘이 없는데 어떻게 힘을 낼 수가 있겠냐.

네 마음 다 알아. 뭐라 하는 거 아니야. 근데 그래도 난 네가 다시 잘 살아가는 모습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이런 너를 지켜보는 내 마음은 어떠겠어. 어디서 본 글귀였나. 영화였나. 슬픔에게도 온전히 슬퍼할 시간을 줘야 한대. 너는 지금 그 시간을 지나고 있는 건가. 남은 슬픔 다 흘려보내고 게워내고 나면 네가 다시 웃는 날도 오는 건가. 그런 거라면 기다려줄 수 있다만. 완전히 슬픔에 잠식되지는 않길 바랄게.


너의 성장이 유난히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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