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제외한 여름은 흑백일 거예요

당신의 로맨스에 들어가고 싶어요

by 주또

어차피 사랑해서 안 될 거, 알면서도 굳이 고집부리며 여기까지 질질 끌어온 거예요. 구차하다 해도 할 말 없고 구질구질하다 온갖 욕을 해도 딱히 변명할 여지가 없어요. 내 행복 팔아서라도 당신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는데 그게 어쩌다 보니 이리도 변질되어 욕심이 되어버린 모양이에요.


부단히도 사랑하면 언젠간 가닿겠다 싶었던 것도 있어요. 애당초 바라지 않는 사랑이었다면 그건 거짓말일 테지요. 당신과 함께 한 모든 날들이 행운의 연속이었어요. 다신 경험하지 못할 꿈같은 순간들이었어요. 부지런히 더욱더 열심히 당신을 갈구했어야 했으나 게을러 되지 못한 거라고 자책할 거예요. 하지 말라 해도 그럴 거예요.


미치지 않고서야 이토록 지극한 마음을 품을 수 없는 게 현실이에요.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을 품은 것. 그것도 죄라면 죄 아니겠어요?


샛노란 여름이에요.


제 여름의 모든 빛깔을 다 앗아가세요. 더 이상의 푸름과 청량함이 존재하지 않아도 좋으니 통째로 데려가세요. 당신으로 인해 흑백이 된 삶을 살아야 할지라도 좋아요. 당신이 뭘 하든 간에 난 반항할 힘이 없어요. 꼭 사랑이 전부는 아니라 하지만 이토록 시야에 가득한 당신이 내 세상인데 어떻게 전부가 아니라 할 수 있겠어요. 당신에게 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매일 같이 목록을 늘려가고 있어요. 언젠가 하나씩 전해줄 날이 오면 좋겠네요. 우리 그런 날이 올 땐 그냥 앞뒤 생각하지 말고서 대뜸 결혼이나 할까요. 날 좋은 날 청혼하도록 할게요.


난 당신이 어떤 모습이어도 좋거든요. 누구여도 상관없어요. 설령 내가 아는 당신의 모습이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좋다는 얘기에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에 있어 애당초 그런 건 중요한 문제도 아녜요. 당신이 나를 망가뜨려도 좋고 부숴도 좋아요. 으스러뜨리려면 그러세요. 속절없이 뭐든 당해드릴 테니. 대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전 단 하나에요.


당신의 잘난 로맨스에 나를 편집해 끼워주세요.

내 이름과 사랑 섞은 한 문장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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