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당신한테 수시로 반해요. 별것 아닌 행동에 크게 귀여움을 느끼곤 해요. 지금 봐도 내 이상형에 부합하는 면은 드물거든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서 물끄러미 들여다볼 경우 ‘아닌가, 내가 꿈에 그리던 인간인가’ 싶어져요.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조금도 지루하지 않아요. 본래 사랑의 유효기간이 다소 짧은 감이 있던 나는, 현재 상황이 흥미롭기만 한데요. 이토록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마음이라니. 주변인들도 깜짝깜짝 놀란답니다.
사계절이 빠르게 지나가는 게 아쉬워요. 우리의 속도에 맞춰 시간을 조절하고 싶을 정도로요.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당신이 품고 있는 고민들에 내가 악영향을 끼치진 않았으면 좋겠군요. 함께 바라본 벚꽃이 피는 풍경과 뙤약볕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기억해요. 단풍이 물들었던 자리엔 어느새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는데요. “좋은 꿈 꿔” 눈이 내리는 광경에 대고서 남몰래 비밀스러운 소원을 읊어보기도 하지요.
나는 툭하면 당신에게 소원을 빌어보라고 해요. 왜냐면 그 순간만큼은 기분 좋은 기대를 걸어볼 수 있잖아요. 그 안에 내가 포함되어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당신이 그저 행복할 수 있기를 염원해요. 당신과 내일로 가는 희망을 적어봅니다. 물론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마냥 즐거운 것은 아녜요. 잇따라오는 슬픔이 때때로 무겁게 명치를 짓누르기도 해요. 하지만 당신이 웃잖아요. 당신이랑 마주 본 채 웃을 수 있잖아요. 그거면 됐어요. 내가 더 열심히 살아 당신에게 최고인 것들을 쥐여주도록 할게요.
사랑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고 믿습니다. 설령, 그게 해가 되었던 사랑이라 할지라도요. 나 역시 절대 되돌아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기억들이 있는데요. 당신은 그마저도 전부 잊게 도와줘요. 더불어 내가 그간 겪었던 모든 일들이, 지금 당신한테 이러한 사랑을 건넬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했던 거라면. 그래서 그리 아팠던 거라면. 그 순간들을 마냥 미워하지 않아야지, 흔쾌히 받아들이게 돼요.
모쪼록 당신과의 사랑이 순탄한 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려요.
사랑이 이긴다고 하니까.
사랑이 얼른 제힘을 발휘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