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사랑이 이겼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by 주또

차츰 사랑을 정의 내리기 모호해져요. 원래 사랑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재빠르고 자신 있는 편이었거든요. 한데 점차 사랑이 어려운 난제 같아요. 내가 알던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 있지요. 평생 사랑 찾아 헤매었어요. 물불 가리지 않고서 운명의 짝을 하루빨리 만나야겠다며 호들갑이었지요. 어떠한 결핍의 작용이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픈 마음이 무진장 컸어요.


나는 이제 서른이고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감정만으로 무언가를 밀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는가, 골몰해요. 사랑의 무력감을 느끼는 상황에 놓였다고나 할까요? 원치 않은 채로 삶과 어느덧 가까워졌고요. 제법 친숙해졌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좋은 말은 아닌듯해요. 되려 불안이 일상이 되었어요. 사랑이랑은 정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것 같은 불길함이 들고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주저앉기를 반복해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갈수록 눈덩이 마냥 커다랗게 불어나버린 탓일 테지요. 지켜야 할 것을 먼저 떠올리게 되면서 말이에요. 다만, 그럼에도 가장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여겨오던 사랑을 놓아버린다면 과연 온전할 수가 있을까요? 그건 또 아닐 거란 확신이 들긴 해요.


난 정처 없어요. 시간이 미워지려는 찰나에요. 도망쳐온 과거로부터 절절히 용서를 빌고요. 한편으로는 보상을 원하기도 합니다.


끝끝내 내가 무한히 다정해야 할 상대가 당신 한 사람뿐이면 얼마나 좋으려나요. 눈이 소복이 쌓여요. 찬바람이 두 뺨을 빨갛게 물들이고요. 당신의 패딩 지퍼를 목 끝부분까지 채워주며 코끝을 만지작거리는데요. 사랑을 배워 사랑이 참 시리답니다. 이 문장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나요. 물론 우리는 서로에게 굳이 이해를 바라는 축에 끼지 않을 테지만요. 난 간혹 당신을 해석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차라리 눈을 힘껏 감아버려요.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외롭게 만드는 결말은 보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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