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비효율적인 마음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싶어요. 아무것도 재고 따지고 싶지 않아요. 뒷일은 전부 모른체하며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싶어요. 솔직히 그동안엔 누구를 만나든 간에 열심히 계산하기 바빴어요. 감정을 재단했고요. ‘좋은 사랑이란 무엇일까’보다는 ‘괜찮은 결혼이란 무엇일까’에 중점을 둔 채 골몰했어요. 적당히 공평하게 사랑하고자 했지요. 피해 보고 싶지 않아, 애정과 에너지를 최대한 아꼈답니다.
한데 당신은 나의 오랜 아집을 바래지게 만들어요. 명확했던 낡은 기준을 깨부수고서 문을 두드려요. 가령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한다고 한들 기꺼이 ‘그러려니’할 수 있을듯해요. 당신이 가진 불행을 함께 감당하려 두 팔 걷고 나서요. 뭐든 짝이 있을 경우 안정적이지 않으려나요. 당신은 나의 무수한 불운 속에서 간신히 발견한 행운이 되어 빛을 발하는데요. 나 또한 당신한테 이러한 존재가 되기 위해 부지런해져요. 더 이상 세상이 싫다고 고함을 지르거나 내일이 두려워 굼뜨지 않아요.
당신으로부터 건너오는 다정을 아주아주 소중히 받아요. 살면서 내가 겪어온 무수한 다정들 중, 당신이 제일 내게 안성맞춤인데요. 다정다감한 면모와 귀여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제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웃음이 절로 튀어나와요. 나도 마찬가지로, 한평생 당신에게 다정하기를 자처합니다.
당신이 주는 온기를 남김없이 흡수할래요. 당신의 상냥함을 만끽한 날엔, 어쩐지 지구에 있는 모든 것들이 좀 더 호의적으로 느껴집니다.
계속 같이 있고 싶어요.
단둘이서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