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고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래요

by 주또

근사한 걸 원한 적 없어요. 당신이랑 몸 뉠 공간과 약간의 먹거리들만 있으면 돼요. 다른 건 필요치 않아요. 우린 거창한 것 없이도 즐거울 수 있잖아요. 내일이 오지 않을 듯이 밤새도록 떠들고요. 낡은 노래를 따라불러요.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먹어보고요.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당신이 도전하지요. 남들은 심드렁할 일들이 우리에겐 전부 재미로 여겨지고요. 닮은 점과 다른 점이 분명하여 매일이 새로울 수가 있답니다.


당신은 본인이 따뜻한 사람이 아니라고 해요. 하지만 난 당신을 통해 난로보다 더한 온기를 쬐곤 하는데요. 당신을 가까이할 경우 경직된 근육이 이완되며 한껏 노곤해져요. 울적하지 않아요. 두렵지 않아요. 비 오는 날, 널어두었던 빨래가 비로소 바짝 마르는 느낌이에요. 이로 인해 떨어져 있을 시에도 당신 생각을 참 많이 해요. 당신 이름을 몇 번 되뇌다가 보면은 옆에 있는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거든요.


난 당신한테 아무 때나 다정한 인물이 되고픈데요. 당신이 슬피 울던 그해, 아로새긴 다짐이지요. 당신의 기쁨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게 됐어요. “내일은 반드시 좋은 일만 있을 거야” 말해주는 당신에게, 좋은 일이 되어주려 해요. 당신도 나를 보며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간혹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과연 당신이 갖고자 하는 것들 중 내가 으뜸인 적이 있는지, 나에 관한 간절함이 어느 정도인지 말이에요. 나와는 정반대 성격이자 무던한 당신은 ‘그냥저냥’이라는 답변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요(웃음). 그래도 서운한 기색 없을 게요. 못 들은 체하며 사랑만 키워갈게요.


무척이나 귀여운 당신이 오늘도 소매를 길게 늘어뜨리며 걸어옵니다. 손을 흔들어 반기는데요. 머잖아 발견하고서 총총총, 잰걸음을 옮겨요. 당신은 언제까지 귀여울 작정일까요? 한평생 내내 이럴 계획이라면, 난 어떠한 고비를 무릅쓰고서라도 당신을 지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동의하나요.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곡선이 아니에요.

직선을 그려요. 당신만을 바라보면서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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