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면 삶을 열심히 살고 싶어지기도 해요

by 주또

거듭 슬픈 기분이 들어요. 당신이랑 저 멀리 떠나버리고픈 충동이 잦아요. 우리 한 번도 지내본 적 없는 지역으로 가서 같이 살아버릴까요? 얽매었던 모든 것들을 전부 나 몰라라 한 채, 난생처음 자유로워지면 어떠려나요. 오로지 ‘사랑’에만 솔직해지며 말이에요. 당신과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났던 여행을 회상해요. 마치 그날이 화려한 여름밤의 축제였던 것 마냥 강렬히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그때의 우리는 신혼부부 같았지요. 남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해 했어요. 그리고 부디 이 행복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속으로 연신 빌었답니다.


진짜 당신만 있으면 더할 나위 없었는데요.

당신을 데리고 살고팠어요. 단지 그것뿐이었지요.


난 당신을 배제한 내일을 상상하는 일조차 버거워요. 언제든 손 내밀면 잡아줄듯하고요. 코너를 돌면 두 팔 벌려 나를 반겨줄듯하지요. 당신은 거의 다 죽어가는 나를 살린 장본인이잖아요. 가까스로 옷을 입히고 밥을 떠먹여가며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인물이잖아요. 그런 당신을 내 인생에서 억지로 분리시킨다는 건, 가히 잔혹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당신을 잃어버릴 경우 난 다시금 겨우 벗어난 과거로 되돌아가는 꼴이 될 거예요. 매일이 불안일 거고요. 또다시 엄한 곳에 애정을 갈구하고 있을 거예요. 아무한테도 쉬이 마음 붙이지 못하고, 신뢰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은근히 혐오하며 살게 되겠지요. 예외는 없어요. 따지고 보면 익숙한 본래의 나예요. 당신 곁에서 아낌없이 사랑받음으로 인해 간신히 나아질 수 있었던 것이거든요. 당신 없인 모두를 기피하다가 홀로 외로이 늙어갈 내 모습이 눈에 훤합니다. 장난 아니에요(웃음). 재차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 따윈 내지 않을 듯해요.


서른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발 끈 하나 제대로 묶지 못하는 나지요. 매 순간 허리를 숙여 나의 신발 끈을 리본 묶어주는 당신의 뒤통수를 계속 볼 수 있다면, 꿈결이라도 좋겠어요. 차근히 움직이는 손동작을 오래 담아둡니다. 눈물샘이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기미가 보일 때면 황급히 감추고요. 앞으로도 신발 끈이 풀리는 찰나는 무수할 테지요. 그때마다 난 당연하게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사랑에는 헌신과 희생이 잇따른다고 해요.

당신에게 나의 전부를 건넬게요.

늦지 않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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