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음에도 눈이 내렸어요. 올겨울에는 눈 오는 날이 몇 없던 듯하네요. 횟수는 가물가물하지만요. 오늘 눈 소식을 진작에 들었으나, 아쉽게도 눈을 구경할 순 없었는데요. 일을 하고 있어서요. 그저 눈이 모조리 사라져 버린 후에야 아끼는 친한 분과 함께 칼바람을 뚫고서 카페에 다녀왔답니다.
나는 자주 불안해져요. 그래서 다정하고 싶어지는 것도 같아요. 이런 얘기를 할 시엔 모순처럼 느껴지려나요. 요새는 종종 인터뷰 모음집을 들어요. 그럴 때 그나마 나의 생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요. 다른 이의 말을 곱씹으며 잠시나마 나로부터 자유로워지곤 해요. 당신은 요즘 주로 어떠한 것들을 듣나요. 좋아하는 음악을 귀에 달고 지내나요. 혹 아님, 그마저도 지루해져 일절 관심 없던 텔레비전을 틀었나요.
얼마 전 가장 친숙한 이와 나눴던 대화가 며칠 내내 맴돌아요. “인생이 처음인지라 실수가 잦았고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어” 내가 말했고요. “누구나 선택을 하며 배우는 거지, 설사 잘못된 선택을 했었다고 해도 다신 안 그러면 되잖아” 잇따라 대답이 들려왔지요. 맞는 말인 것도 같았어요. 다만, 괴로운 점은 여하튼 간에 그 모든 것들이 나의 과거로 남는다는 것이었거든요. 여기까지는 차마 덧붙이지 못했어요.
거짓말은 나이가 먹을수록 더욱 선연해져요. 악의 없는 거짓도, 온갖 꿍꿍이로 가득 찬 거짓도 말이지요. 어쩌면 그만큼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건지도 모르겠군요. 불과 삼 년 전만 해도 모두와 친해지려 애를 썼는데요. 거절이 어려웠고 철저히 내 감정을 배제 시키려고 노력했던 시기가 있어요. 타인만을 맞췄던 시절이에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결국엔 나쁜 결과로만 남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관계에서 일방적인 과한 노력은,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일 수도 있겠어요.
다신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나이대가 흘러갔어요. 새로이 맞이한 숫자 앞에선 좀 더 평안해질 수 있으려나요. 욕심 내진 않아요. 단지, 무언가에 온 마음을 다해 고통스러워하거나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요. 행복은 오롯이 행복으로 받아들이고요. 습관처럼 불행을 예습하지 말기로 해요. 애정하는 것들을 꾸준히 애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억지로 사랑을 억누르지 않은 채, 서서히 세계를 넓혀가도록 말이에요.
불안도 어제 주문한 만두처럼 유통기한이 적혀있으면 훨씬 낫겠지요. 도대체 언제까지인가, 알 수 있게요. 당신 생각은 어떤가요. 나는 진짜 내일은 더 나아질 거예요. 하루하루 나아진 모습으로 당신을 마주하고 싶어요. 믿어도 돼요.
잠 못 드는 당신에게, 함께 들어요 :)
https://youtube.com/@sarmumegg?si=XZUH5RVDSV14d7tX